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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도 Jul 16. 2023

홈커밍 콘서트에 다녀오다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함께하는 홈커밍 콘서트

장맛비를 뚫고 밀양아리랑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리는 두 번째 김도현 피아니스트 홈커밍 콘서트 공연을 관람하였습니다. 음악을 등한시하고 있던 나를 조금 더 다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피아니스트 김도현 씨는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음악 콩쿠르 세미파이널 특별상, 2021년 부소니 콩쿠르 2위와 현대 작품 최고 연주상을 받으며 연주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조직 위원장이 김도현의 연주를 듣고 우승자를 위한 콘서트 무대에 그를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폭넓은 레퍼토리와 뛰어난 예술성, 그리고 관객을 사로잡는 파워를 겸비해 국제무대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도현”      


노승림 사회자의 맛깔난 설명으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많은 관객이 가득 찰 정도로 밤의 음악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밀양과의 인연, 슈베르트의 세계관과 작품 소개 등은 음악을 이해하는데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피아니스트 김도현이 연주한 곡은 슈베르트 곡 Liszt Lieder transccriptions와 Wanderer Fantasy, La valse(M.Ravel) 프랑스어로 '왈츠' 곡입니다. 무대 위의 휘몰아치는 장악력에 하루의 일상을 풀어줄 정도로 좋았습니다. 특히 방랑자 환상곡은 방랑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얻은 슈베르트, 그의 삶과 음악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슈베르트의 가곡 ‘방랑자’ (Der Wanderer, D.493)

작곡 F. Schubert (1797-1828)

시 G. von Lübeck (1766-1849)                    

나는 산에서 이곳으로 왔다

계곡은 김을 내뿜고 바다는 울부짖는다

나는 조용히 계속 나아간다, 나는 불행하다

그리고 언제나 탄식하며 묻는다, 어디에, 언제나 어디에?   


이곳의 태양은 내게 너무 차갑게 느껴진다

꽃은 시들고, 삶은 오래되고

그들이 하는 말은 공허하게 울린다

나는 어디에서나 이방인이다    

           

어디에 있나, 네 사랑하는 나라는?

찾아봐도, 기대를 가져봐도, 알 수가 없다

그 나라, 희망으로 푸르른 그 나라,

나의 장미가 피어있는 나라     

내 친구가 유랑하고

내 죽은 자들이 다시 소생하는

나의 언어로 말하는 나라     

오 그 나라여 넌 어디에 있니? 

    

나는 조용히 계속 나아간다, 나는 불행하다

그리고 언제나 탄식하며 묻는다, 어디에, 언제나 어디에?

유령 같은 바람 사이로 내 등 뒤에서 소리가 들린다

“그곳, 네가 없는 그곳에 행복이 있다”         

     

     

콜라보 공연으로 밀양의 아들 클라리넷 정세윤 씨가 맑고 깨끗한 음색으로 2곡을 연주했습니다. 초 중학교를 밀양에서 나와 현재는 중앙대학교 2학년 재학 중이라고 합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 영화의 광활한 아프리카 배경이 되었던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 (W. A. Mozart: 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 622 Adagio 2nd mov)와  Kazabue(바람이 머무는 날-웰컴 투 동막골 OST)을 감미롭고 애잔함으로 들려주었습니다. 영화를 귀로 듣는 듯한 감상이 생경하게 다가왔습니다.         

  

앙코르곡의 마무리한 이번 공연은 밀양의 소도시에서 실력 있는 음악가를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어 비 내린 금요일 오후의 밤을 황홀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습니다.  음악이 준 선물의 시간은 잔잔한 감정과 그 공간에서의 소소함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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