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지난 12월 7일 스웨덴 한림원에서 진행한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에서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질문 안에 살면서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라고 회고했다.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고 난 후에는 질문을 던지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책을 읽은 후에 지식이나 정보를 알고 싶을 때, 삶과 연결되어 질문의 꼬리를 물고 물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생각들을 만들어 냈다.
질문은 또 다른 질문을 낳고 그 질문들이 모여 새로운 생각의 도구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데 중요한 의미의 단어가 되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질문이 중요해졌다. 단순한 질문을 넘어 앎이 아닌 더 나은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길을 찾는 것이다. 무언가를 질문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관심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질문을 한다는 것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무엇을 질문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믿음도 달라진다. 올바른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올바르고 진실되고 진정성 있게 질문의 연습을 지속적으로 갈고닦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책으로 강연가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답을 찾기 전 이유를 알아야 하고, 이유를 찾기 위해 질문을 잘해야 한다고 했다. 일을 함에 있어, 어떤 이유에서 어떻게 질문하는지 따라 과정과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로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나는 정말로 존재하는가’라는 데카르트 철학부터 ‘우리는 왜 밥을 먹어야 하나’ 가벼운 삶의 이야기까지 수많은 질문을 통해 우리의 시대는 변해왔고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수만 년간 질문하고 대답하며 살아온 강인한 정신력을 어디로 갔을까?
나는 6학년 10명의 어린이와 책모임을 하고 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정직한 독자, 질문하는 독자, 토론하는 독자로 만들어가는 비경쟁독서토론을 진행하여 읽는 독자로서 다양하게 풀어냈다. 질문하는 독자에서 어린이의 경험과 생각이 가장 많이 나온다. ‘왜’라는 의문 속에서 이 질문이 가진 다양한 이야기를 엿들어 보았다. 질문은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고 그 질문들은 토론거리를 만들기에 좋은 행위를 만들어 주고 좋은 질문은 책이 주는 힘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질문하고 있다는 것은 생각을 하고 있다. 생각은 자기가 가진 궁금증과 호기심을 능동적으로 행동한다는 의미다. 능동적으로 질문하는 것은 의미가 강하게 작용할 수 있는 힘이다. 어린이와 함께 한 책모임은 질문 속의 답을 찾기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질문들을 또 다른 질문의 생각들을 함께 풀어가는 마음으로 담겼다.
챗GPT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질문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답도 수준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건강한 질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연습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AI에 효과적으로 적절한 질문을 통해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유용한 답을 얻는 과정,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이 요즘 중요한 직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AI가 최적의 결과물을 낼 수 있게 명령어를 작성하는 새로운 직업이 나온 것처럼 질문을 던지는 일들이 미래의 중요한 도구임에 틀림없다.
생성형 AI를 통해 유용한 정보를 얻어내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 질문이 단순하고 서툴면 답변 역시 서툴게 입력된다. 명확한 질문이 AI의 능력을 향상하고 정확하게 질문하는 능력은 독서가 바탕이 되어야 함을 인식해야 한다. 독서를 통한 학습의 효과는 질문의 수준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좋은 질문이 생성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우리는 AI에 종속되지 않고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호모 프롬프트가 되어야 한다. 그 속에서 움직이는 다양한 삶의 영역들이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강 작가는 누구지?"라고 입력하기보다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대한민국 한강 작가는 어떤 인물이지?" 하고 입력하는 편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하기 수월하고 더 정확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어떻게 질문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검색할 때도 지혜가 필요하고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입력할 질문을 잘 넣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지혜를 쌓을 수 있어야 한다.
명령어를 무엇을 넣어야 할까? 출력된 답의 정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 것이며 어떻게 잘 활용해야 할까? AI를 잘 다루기 위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앞으로도 인간다움의 인간을 위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시대적 사명일지 모른다. 디지털 시대에 분명한 것은 독서가 좋은 대안이며 갖추어야 할 도구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좋은 질문과 답을 찾기 위해서는 독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여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도 독서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빠른 변화와 불확실한 미래에 갈 길을 잃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자신에 맞는 답을 찾아야 한다. 얼마나 정리되고 정제된 질문을 하는가에 따라 자신이 받는 답도 달라진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책을 읽거나 지식을 갖추어 질문의 질을 높여야 한다.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단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