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의 10대 소년 슈얼세쳐가 AI 챗봇에 “고통 없이 죽을 수 있을지 두렵다”라고 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안 할 이유는 없지”라고 답변했다. 이후 소년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 이 기사를 보면서 AI는 우리 삶 속에 너무 깊숙이 스며들었다. AI에 과의존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한 단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또한 앞으로 우리가 짚어야 할 중요한 사회적 현상으로 두드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정신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AI에 과의존할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지만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편리하지만 두려워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AI는 누구나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 석학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능동적 행위자(active agent)가 된 AI의 지혜 없는 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강화하고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핵심에 독서가 있다고 했다. 독서의 역량으로 필경사 바틀비처럼 비판적이고 질문하는 능력, 타인의 삶을 공감하며 윤리적으로 판단하는 마음,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창의력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역량이다. AI는 인간의 도구여야 하며 목적이 될 수 없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대체할 수는 없으므로 인간의 존재 가치와 정체성을 AI에 학습시켜야 하며 인간은 생성형 AI를 활용하기 위한 편향된 생각에서 깨어있어야 한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처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권력에 의해 조장될 수 있다는 것을.프랑스의 소설가인 폴 부르제(Paul Bourget)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고 경고했다.
유발 하라리는 “목적 없이 인터넷을 헤매면 유튜브에서 개와 고양이 동영상만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AI에 통제되지 않기 위한 목적 있는 삶으로 자기를 잘 다루는 법을 익히는 삶의 기술인 독서가 기본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핵심은 독서가 열쇠다. 당연한 말이 어려운 현실의 벽에서 우리는 오늘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