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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제대로 활용하려면 고전읽기로 내공 쌓아야

by 강상도

필자는 청소년 토론 한마당을 위한 워크숍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솝 우화 중 ‘곰과 두 친구’라는 이야기를 읽고 3가지 이상의 질문을 만들라는 미션이었다. ‘아는 만큼 질문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나의 편향된 시각이 한계에 부딪힘을 깨우치는 시간이었다. 챗GPT에게 물었더니 100가지 질문을 답변해줘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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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질문은 단순한 앎을 넘어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길을 찾는 방법이다. 고전평론가 고미숙 작가는 ‘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에서 “질문의 크기가 내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질문을 확장하는 밑바탕에는 독서가 반드시 뒤따라야 함을 의미한다.


미국 시인 커밍스는 “아름다운 질문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아름다운 대답을 얻는다”고 말했다. 위대한 질문이 위대한 답을 얻는 것처럼 질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디지털 시대에 중요한 도구이다. 생성형 AI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면 질문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말과 상통한다.


명확하고 정확하게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 독서는 필수다. 그렇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많아지는 책은 어떤 책일까. 고전은 인간과 세상의 본질적 가치를 다룰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인간 세상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을 안겨 준다. 세계적인 경영사상가 찰스 핸디는 “삶이 던지는 문제에 대처하려면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술 혁명은 들불처럼 일어나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위대한 고전과 역사를 읽어라. 변하지 않는 지혜는 그 속에 있다”고 말했다.


헤르만 헤세는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삶의 이정표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생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사뮈엘 베케토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고 ‘고도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오래도록 사유할 수 있을까. 도스토옙스키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깊은 철학적 사고로 인도한다.


허연 작가는 고전을 읽는 것은 ‘초월’을 경험하는 것이라 말했다. 고전은 질문의 깊이를 더한다. 깊이를 알 수 없지만, 질문을 던지는 편향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다. AI 시대 고전을 읽고, 좋은 질문과 좋은 방향의 답으로 우리가 바라는 지속가능성의 미래를 준비해 보면 어떨까?





*이 글은 국제신문 7월 14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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