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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도 Oct 31. 2021

수국과 꽃, 문화가 흐르는 대동면 수안마을

시골의 마을을 걸으면 기분이 좋다. 어느 시골을 들러보아도 어렴풋이 정겹고 추억이 깃든 어린 시절이 생각나기 때문에 발길을 멈추게 한다.

 하지만 젊은 사람이 떠나고 빈집이 많아져 정체되어 있는 마을은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이런 오래되고 평범한 관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을이 많아지고 있다. 새롭게 마을 콘텐츠를 발굴하여 특색 있는 공간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마을은 생기가 넘친다.


 김해 대동면 수안마을도 몇 년 사이 몰라보게 변한 곳이다. 마을 곳곳에 쓰레기가 수십 년 방치되거나 지천으로 널려 심한 악취로 가득했었다.

 이런 고민을 마을 주민들이 합심하여 2017년 정부의 창조적 마을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서 마을 변화가 시작되었다. 제일 우선적으로 쓰레기 더미를 치워낸 곳에 수국을 심어 명품 수국 정원으로 꾸몄다.




 4년째 수국 축제를 개최하여 마을의 명소로 탈바꿈하여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마을로 만들었다. 물이 좋아 살기 편안한 마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수안(水安) 마을은 대동면 서낙동강변에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입구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어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거나 마을 주민의 쉼터로 늘 마을 수호신처럼 지켜보고 있었다. ‘수안에서’라는 노란 건물이 인상적이다.

카페 외에도 마을에서 수확한 연근과 가공품 등 농특산물을 판매하고 안내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었다. 마을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경사진 길 긴 벽면에 장식된 형상물이 눈에 띈다. 네덜란드 유명 설치가 단 보틀렉의 작품으로 자연과 생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을로 들어서자 산비탈에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수국은 지천에 늘렸다. 수안천이 내려오는 부지에 수국을 심었다. 

소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소등껄’이라 불렸던 곳을 ‘소등껄 수국정원’이라 이름 붙여 수안마을만의 특색을 살렸다. 수국은 졌지만 아기자기한 포토존만이라도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정원으로 이어지는 대나무 숲은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계곡의 물은 잠시 쉼이 필요한 방문객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의 안녕과 염원을 기원하는 수안리 미륵암 마애석불은 또 다른 볼거리를 주었고 작지만 어여쁜 가을의 꽃들이 미소 지으며 따뜻하게 맞이한다.



정겨운 돌담이 있는 마을 어귀를 지나 신어산으로 갈 수 있는 보현사에 다다르면 둘레길의 마지막 코스다. 문화재 보존각인 장전각은 중요한 경전을 보관하고 있고 아담한 사찰을 둘러보면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듯 평온함이 찾아온다.

저 멀리 유유히 흐르는 서낙동강의 풍광이 아련하다. 내려오는 길에 보랏빛으로 물든 라벤더 향기가 언덕 가득 품었다. 느리게 걷는 마을의 둘레길은 조용하면서 가을의 이야기를 전하는 풍요를 느낄 수 있었다.



 최병식 수안영농조합법인 조합장은 “서낙동강변에서 수확한 연근으로 연근 장아찌, 연근 사과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수국 축제가 6~8월에 열리다 보니 그 이후에는 마을이 한산한 편이다. 봄에는 봄나물 축제, 가을에는 가을 영화제, 초겨울에는 장작 축제 등으로 사계절 북적북적한 마을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소나무숲길이 조성되어 수국 축제와 연계하여 라벤더 꽃길에서 보현사까지 둘레길을 걸으며 꽃과 마을 이야기가 있는 스토리로 꾸며질 예정이다.

마을의 역사와 매력을 정리한 책 ‘수안에서’가 발간되었고 아직 정리하지 못한 마을의 스토리와 역사를 작업하여 인터넷에 공유할 예정에도 있다.


이처럼 명품마을을 만들어가는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었고 ‘수국과 꽃, 문화가 흐르는 힐링마을’이라는 슬로건을 살려 방문객들이 그 매료에 빠질 수 있도록 머무는 관광명소가 될 것 같았다. 앞으로 더 기대되는 마을이다.


* 이 글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웹진 37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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