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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아트홀, 갈마동 사무실에서 Film EXIT

영화세상의 프로그램: 영화와 어울리는 자리, 영화가 있어 좋은 아침

by 황규석

표지: 갈마동 사무실에서 필름 EXIT

1. <중경삼림> 시사회를 씨네아트홀에서


영화세상의 상영 프로그램의 시작은 회원 중 한 분이 인수한 재개봉극장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중구청 맞은편 두부 두루치기 골목의 지하 국일극장에서

씨네아트홀로 이름을 바꾸어 개관한 극장에서 <중경삼림>을 상영했는데 관객들이 정말 많이 찾아왔습니다. 당시 요금이 3천 원 정도 했던 거 같은데

우리 영화세상은 초대권을 당시 큰 문경서적, 계룡문고 등에서 배포하고

회원의 가게의 영화패널, 포스터 등을 파는 '칸느'에서도 나누어드렸습니다.

저도 영화를 10번 이상 본 기억이 나는데 왕가위 감독의 스텝프린팅에

매혹되고 양조위, 왕정문, 임청하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답니다.

관객들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기존의 극장과는 좀 색다른 극장이라는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젊은 사람들이 많고 또 친절하고 무슨 모임도 하니

흥미롭게 극장 안을 둘러보고 눈빛을 반짝거리던 풍경이 떠오릅니다.

초대권을 가지고 사람이 오고 안 온 사람은 또 표를 사서 들어오니

극장의 매점도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극장을 오픈한 전재환 대표는

수집한 8mm, 16mm 영사기, 각종 카메라도 전시를 하였습니다.

저희는 영화세상 회지도 전시를 하고 회원 모집도 했습니다.


2. [영화와 어울리는 자리], [영화가 있어 좋은 아침] 씨네아트홀에서


그리고 커다란 극장 로비 한쪽에 당시에 커다란 소니텔레비전이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우리 영화세상의 새로운 아지트가 생겼다고 너무 기뻐했습니다.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을 할까 생각하다가 매주 감상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9시에 상영하는 첫 대외 상영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지금 보면 참 그 이른 아침에 사람이 올까 싶었는데 또 그 당시에는 그 영화에 대한 욕구가

팽창하던 시기라 학생들도 오고 그래도 반응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4 페이지 상영 영화에 대한 자료집도 만들어 관객들에게 배포했습니다. 1995년 10월 말 처음엔 <영화와 어울리는 자리>라는 타이틀로 10회

1996년 1월부터는 <영화가 있어 좋은 아침>이란 타이틀로 바꿔서 13회 진행하였고 3월 말 <이지 라이더>를 끝으로 모두 23회 진행하였습니다.


3. [필름 EXIT]는 매주 수요일 밤
갈마동 사무실

1996년 2월 24일 첫 모임의 첫 사무실 오픈식을 했습니다. 회원인 칸느 김진욱 씨의 영화포스터 패널 작업 공간을 얻은 공간이었습니다. 그 일을 도와주는 최정호 씨의 제안과 김진욱 씨의 도움으로 지하 공간의 반을 사무실로 얻게 된 것입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처음으로 우리 영화세상의 회지 자료들을 사무실로 옮기고 책상을 만들고 컴퓨터를 갖다 놓았습니다. 비디오장에 비디오를 수집하기도 했습니다. 점점 사무실 다운 공간을 꾸미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지금 보면 참 아무것도 아닌데 이곳저곳 방송사에도 팩스를 보내고 초대장을 보냈지 뭡니까. 그때는 얼굴이 그만큼 두꺼웠는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필름 엑시트의 상영은 비록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서 또 함께 보자고 모의하고 추천 과정에서 다시금 영화 보기의

즐거움과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1995년 10월~12월


영화세상 창립 2주년 기념 & 씨네아트홀 재개관 기념

[영화세상 <중경삼림> 시사회]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의 모임 “영화세상”에서는

아래와 같이 무료 시사회를 개최하오니 많은 관람 바랍니다.


상영작품: 중경삼림(重慶森林, Chunking Express)

감 독: 왕가위, 1995

주 연: 임청하, 왕정문, 양조위, 금성무

장 소: 씨네아트홀(구 국일극장, 국일관 지하)

장 소: 1995년 10월 14일(토요일) ~

대 상: 초대권가지신 분과 영화를 사랑하는 분 모두

주 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영화세상”

문 의: (042) 222-7989 / (042) 259-5763

FAX: 226-2141

초 대 권: 영화전문점 칸트(신지하 상가/ 221-7989)

비디오클럽(전민동 엑스포아파트/ 863-2224)


1995년 10월 ~ 12월

영화세상 매주 일요일 아침 영화감상회

[영화와 어울리는 자리]

영화세상에서는 ‘씨네아트홀’과 ‘칸느’의 협찬으로 매주 일요일 아침 9시 좋은 영화 한 편씩을 무료로 상영하니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관람을 바랍니다.

주관: 영화세상 장소: 씨네아트홀 협찬: 씨네아트홀, 영화전문점 칸느


1) 나쁜 피(Mauvais Sang) - 1995.10.29(일)

감독: 레오 까락스, 116분, 프랑스, 1986년

주연: 줄리엣 비노쉬, 드니 라방, 미셸 피콜리

랭보의 시집 '지옥에서 보낸 한 철'에 수록된 동명 시 제목.

불행한 젊은 청춘의 질주와 반항 그리고 불안한 사랑


2) 열혈남아(As Tears Go By)- 1995.11.5(일)

감독: 왕가위, 99분, 홍콩, 1989년 주연: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

소화와 아화 그리고 창파 어두운 홍콩의 건달세계의 의리와 사랑

앞만 보고 달려가는 불꽃같은 청년의 삶의 매혹적인 사랑과 파멸

홍콩 누아르의 대표작으로 홍콩 반환을 앞둔 불완전한 시대를 표현


3 ) 엘 마리아치(El Mariachi) -1995.11.12.(일) 09:00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 81분, 1992, 미국 주연: 카를로스 갈라르도

저예산 액션 영화로 대박을 친 영화. 다재다능한 천재 감독의 출현.

신나는 음악과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관객은 보는 재미를 만끽한다.

저예산독립영화의 살아나갈 길을 제시하는 바이블 같은 흥미로운 영화


4) 전함 포템킨(Battleship Potemkin) - 1995년 11월 19일(일)

감독: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1925년, 소련

주연: 알렉산더 안토노프, 블라디미르 바르스키.

짜르체제에 대항한 1905년 1차 혁명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 본래 의도는 사실에 근거한 서사적인 작품을 만들려고 했으나, 에이젠슈테인은 줄거리를 대표적 일화 –포템킨호에서의 반란과 그에 따른 오제 싸 항구

계단에서의 시민 학살-로 제한할 것을 결심한다. 소비에트 영화는 세계적 명성을 획득했고,

영화 언어에 몽타주 편집의 개념으로 중요한 공헌.


5) 국가의 탄생(1915, The Birth of Nation) - 1995.11.26. 일

감독: D.W 그리피스, 125분 미국

주연: 매 마쉬, 릴리언 기쉬, 매리 알덴, 랄프 루이스

토마스 딕슨 주니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리피스 감독의 대체역사영화.

친교가 있던 북부와 남부의 두 백인 가문이 남, 북전쟁을 겪으며 대립하고

의식의 변화를 겪는 과정을 다양한 촬영기법과 함께 사실적으로 묘사함


6) 바보선언 - 1995.12.3. 일

감독: 이장호, 1983년, 주연: 김명곤, 이보희, 이희성

“나는 <바보선언>을 내가 만든 작품이라고 하지 않는다. 독재 시대가

낳은 작품이다. <바보선언>을 시작할 때 나는 철저히 영화를 포기하고

그것도 아니면 영화판을 떠나겠다고 결심했다” - 이장호 감독의 말


7) 시민 케인(1941, Citizen Kane, 미국) - 95년 12월 10일(일)

감독: 오손 웰즈 119분 주연: 오슨 웰스, 조셉 코튼, 조지 클루리스

25세의 젊은 감독 오손 웰즈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으로 ‘시민 케인’은

작품의 규모와 기술적 완성도에서 당시의 이야기 관습을 깨뜨리는 과감한

기법과 비판적 주제의식을 담은 ‘반 할리우드’적 영화. 당대의 관객들로

부터는 철저히 외면당했고 이후에 재평가된 걸작.


8) 파리, 텍사스(Paris, Texas 독일, 프랑스, 영국) - 1995.12.17

감독: 빔 벤더스, 1987 주연: 해리 딘 스텐튼, 나타샤 킨스키 150분

남자와 그 남자의 아들, 헤어진 여자에 의해 갈림길에 선다.

황량한 사막, 그리고 허전함. 여전히 메마른 사랑의 이면과 쓸쓸함


9) 양철북 (The Tin Drum, 독일) - 1995.12.24(일)

폴커 쉘렌도르프 감독, 1979년 주연: 데이비드 베넌, 마리오 아도프

독일 사회의 관습과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뉴저먼시네마의 대표작

3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52회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영화상.


10) 갈리폴리(Gallipoli, 호주) - 1994.12.31(일)

피터 위어 감독, 1981년, 호주 주연: 멜 깁슨, 마크 리

제1차 세계대전 중 호주 육군에 입대한 서호주 출신의 여러 젊은이들.

터키의 갈리폴리 반도로 간 그들은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는다.

호주의 현충일인 'ANZAC' Day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1996년 1월~3월

[영화가 있어 좋은 아침]


11) 나무를 심는 사람(The Man Who Planted Trees) - 1월 7일(日)

감독: 프레드릭 백 1987년, 30분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1985~1970) 원작의 한 편의 짧고 간결한 글에는

물질문명에 절은 현대인으로서는 믿어지지 않는 한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알퐁스 도데의 ‘별’과 같은 목가적 성정성과

쌩덱쥐베리의 ‘어린 왕자’의 순수함을 떠올리는 정지간 표현. 캐나다의 화가

프레데릭 백은 작품을 위해 20,000장의 그림을 그리는데 5년을 바침.

- 라이프 레슨 (Life Lesson, 뉴욕 스토리 中)

감독: 마틴 스콜세지, 1989년, 40분

화가 닉 놀테와 젊고 아리따운 조수 로잔나 아퀘트.

도스토예프스키의 ‘도박꾼’에서 차용한 이야기. 테마곡은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그룹 프로콜하럼 ‘A Whiter Shade of Pale’


12) 분노의 저격자(Blood Simple) - 1월 12일(日)

감독: 조엘 코엔 형제, 주연 존 게츠, 1984년, 96분

참신한 아이디어, 지적이면서도 재미를 잃디 않은 교묘함.

기존의 장르와 스타일을 재구성해 놓은 탁월함 등이 돋보인다. 코엔의

데뷔작으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 오리지널보다 더

필름 누아르다운 80년대 미국 독립영화의 걸작이란 평을 얻었다.


13)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 1월 21일(日)

감독: 프리츠 랑, 독일, 119분, 1926년

프리츠 란은 무성영화시대의 독특한 영상 스타일을 구축한 거장이면서도

유성영화 시대의 영상과 음향의 조화를 효율적으로 구사한 몇 안 되는 감독 중의 하나다.

놀랄만한 세트 디자인과 시대를 뛰어넘는 특수효과는 가장 혁신적인 카메라 워크로 평가됨.


14) 이웃의 토토로 - 1월 28일(日)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TV가 보급되지 않았던 1957년 정도의 일본을 무대로 숲 속에 사는 신비의

동물 토토로와 어린 자매의 교류를 환타스틱 하게 그려낸 작품. 이론의

여지없이 미야자끼가 인정받는 것은 분명히 그의 가장 맑고 허식 없는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이웃의 토토로’ 때문이다.


15) 집시의 시간(Time Of The Gypsies) - 2월 4일(日)

1989년, 136분, 유고슬라비아

감독: 에밀 쿠스트리챠, 주연 다보르 듀모빅, 보라 토도로빅, 리주비카 아드조빅

유고슬라비아를 구상하고 있는 민족들 중의 하나인 집시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발간 반도의 떠돌이 유랑인들의 집시음악을 적절히 사용하여

비극이 점철되어 헤어 나올 수 없는 그들의 유머스럽게 또 비극적 이지마 희망을

놓지 않고 발버둥 치는 삶을 도드라지게 애절하게 표현하였다


16) 여인의 음모(Brazil) - 96.2.11

테리 길리엄 감독, 1985, 미국 로버트 드니로, 조나단 프라이스, 로버트 드 니로 주연

암울한 근미래를 다룬 디스토피아 영화. 한국에서는 많은 부분이 삭제되어 출시되어

평가가 잘 되지 않은 작품. 93년 스타맥스 비디오 출시. 감독판은 142분 러닝타임.


17) 400번의 구타 (LES 400 Coups) - 96.2.18

프랑소와 트뤼포 감독, 프랑스, 1959년 장 피에르 레오 주연

누벨바그의 대표 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 트뤼포의 장편 데뷔작으로, 세계적으로

누벨바그에 대한 관심을 끈 영화이다. 앙트완 드와넬 5부작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18) 살인혐의(Monsieur Hire) - 96.2.25

빠트리스 르꽁트 감독, 1989년, 프랑스, 미셀 블랑, 상드린느 보네르 주연

외톨이의 사랑, 외톨이의 집착, 훔쳐보기 그리고 살인 결국엔 자살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는 유려한 촬영이 돋보인 심리스릴러 비극


19) 샤이닝(The Shinning) - 96.3.3

스텐리 큐브릭 감독, 잭 니콜슨 셸리 두발 주연

스테디 캠으로 환상적인 이동 장면의 촬영. 고립된 호텔을 관리하러 가족이

들어가지만 서서히 미쳐가고 결국 가족을 잡으려는 잭의 광적인 모습.


20) 노스탤지어(Nostelghia) -96.3.10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 1983년, 올레그 얀코프스키, 도미지아나 지오다노

125분, 두 개의 촛불을 밝히면 구원이 온다. 롱테이크로 지루하지만 그 이상.


21) 바람계곡의 나우시카(Nausica of the Valley of the Winds) – 96.3.17

미야자끼 하야오 감독, 1984, 116분

미야자키 하야오의 첫 번째 장편 만화영화로 환경과 인간에 대한 고찰.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에 대한 고민과 의지를 생각하게 한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지구에서 살아나가는 여전사 나우시카의 대활약.


22) 무방비 도시(Rome, Open City) – 96.3.24

로베르토 로셀리니, 1945년, 이탈리아

1945년작으로,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개봉해 화제가 됐다. 나치 점령하의

연합군 해방 직전 시기의 로마를 배경으로 하여 나치에 대항하는 이탈리아 저항

조직원들의 활동을 그린 영화다. 실제에 가까운 상황을 실제에 가깝게 찍어낸 줄거리와

기법이 영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효시.


23)이지 라이더(Easy Rider) - 96.3.31

데니스 호퍼 감독, 1969년, 주연: 데니스 호퍼, 피터 폰다

제작비 40만 달러 1600만 불 수입. 플롯의 전달보다는 시각적 전달에

치중하는 사이키델릭 한 편집.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걸작.


- 알림 -

“영화가 있는 좋은 아침”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3월 31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신 씨네아트홀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늘 격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관객집단 ‘영화세상’-


20230523_080414.jpg 시네아트홀 극장 입구에서 손님을 맞는 전재환 대표(우측 두 번째), 황규석(우측 끝)
20230523_080421.jpg 극장엔 영화엽서 그리고 작은 영사기 카메라 등으로 멋을 냈고 작은 응접실도 있었다

회원 중 한 분이 작은 국일 극장을 인수하여 공사를 할 때 우리 영화세상 회원들이 밤에 일과 후에 가서 도와드리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아지트가 된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습니다. 무료 시사회 초대권의 영향도 있었지만 당시 정말 많은 관객이 왔습니다. 매점도 장사가 잘 되었죠. 젊은 사장이 리모델링 한 극장은 여느 극장과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중경삼림>의 대사는 외우고 다녔습니다. 우리와 다른 사용방법의 음성사서함 삐삐... 매주 일요일 아침 9시에 영화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영업을 하는 극장에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서 였습니다. 5단 서랍장 같은 커다란 소니 텔레비젼... 고등학생들이 많이 보러 왔습니다. 그리고 구한 첫 갈마동 지하 사무실에서 작은 모니터 비젼으로 수요일 밤 영화를 감사했습니다. 이것이 영화프로그램의 시작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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