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춘문예 심사평

민중일보 2026년 신춘문예 본심심사평

by 황규석

이번 민국일보 2026년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많은 분들이 응모해 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작년 보다도 150편이 넘는 응모작이 도착해 총 540편의 소설이 우리 심사위원의 가슴을 뛰게 하였다. 우선 예심은 이국성 문화부장과 김혜련 기자와 김건주 기자가 도와줘서 50편의 작품이 우리 본심위원에게 전달이 되었다. 3박 4일간 우리 심사위원들은 설악 비치 콘도에 묵으며 열심히 소설을 읽고 평가했다. 작품 해석에 몰두한 나머지 너무 힘들어 코피를 쏟기도 했다. 마지막날에 당선작을 격론 끝에 선정한 후 뒤풀이로 밤바다를 보며 생선회와 소주를 마시며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도 가졌다.

김예진 작가와 정성만 작가 그리고 소중한 작가 그리고 나 심사위원장 박달재가 고심하여 당선작을 뽑았다. 우리는 본심에 오른 작품 중에 경합을 벌인 8 작품에 대하여 이야기를 전달하겠다. 각 작가가 문학성이 좋고 느낌에 좋아서 당선에 가까운 작품을 두 작품씩 추천을 했다. 본심에 오른 작품의 면면을 소개하면 <떡라면>, <알렉스와 나타샤>, <예절을 쌈 싸 먹은 여자>, <들개>, <新고려장>, <환승 터미널>, <탱고 바나나>, <24시 월드컵 사우나> 이렇게 여덟 편의 작품을 올려놨다.


<떡라면>은 라면을 먹고 가라는 말을 시원하게 또 교묘하게 비틀은 작품이다. 라면을 먹고 가라는 말은 보통 이성을 유혹하는 언어로 쓰였다. 하지만 이 언어가 성매매와 인신매매집단의 은어로서 조폭집단에 비밀리에 파견된 여자 형사의 잠입액션과 농밀한 묘사가 글을 읽는 재미를 주게 만들었다. 하지만 너무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언어가 좀 거슬렸다고 할까. <알렉스와 나타샤>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라는 시를 패러디하여 현실의 세계에서 나타샤를 찾아 구원을 받으려는 화자가 알렉스라는 가명을 가지고 현실을 부정하며 살아가. 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이 여주는 현실의 비트는 모습이 아주 강렬하고 그것을 지배하는 나타샤라는 이성의 이미지가 재밌게 나타난 작품이었다. 다다를 수 없는 이상향에 대한 갈구와 희원을 그린 작품이었다.


<예절을 쌈 싸 먹은 여자>는 재기 발랄한 대사가 연극처럼 폭포처럼 쏟아지는 재밌는 소설이었다. 어찌 보면 기성세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본 지금의 20대의 모습을 보다 현실적으로 리얼하게 생생하게 그린 소설이었다.

<들개>는 집에서 기르던 나이 든 개가 가출을 했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그 개는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되어서 변두리 들판에서 고양이들과 살아가며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다. 사람에 의지해서 살던 개가 이제 자신의 의지로 노숙견이 되어 비장하게 살아간다는 이야기. 개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하는데 주인과 눈이 마주치는 장면에서의 그 표현은 아주 심장이 멈출 만큼 멋졌다. <탱고 바나나>는 젊은 여성 사업가의 창업에 관한 이야기로 벤처사업가의 꿈과 성장을 그린 이야기였다.


<24시 월드컵 사우나>는 작가가 찜질방에서 오래 살아본 것처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진득하게 벌어지는 삶의 애환이 피어나는 이야기였다. <환승터미널>은 터미널에 기생해서 사는 좀비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보통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나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좀비들의 삶. 어딘가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新고려장>은 나이 들어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부부의 애환을 그린 작품으로 노년의 비극적인 말로와 함께 노인들이 차고 넘쳐나는 우리 사회를 냉철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시기적절한 작품이었다.


당선작을 뽑기는 정말 힘들었다. 우리 심사위원들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들개>에게 이번 민중일보 소설부문 신춘문예 당선의 영광을 전달하기로 했다. 개와 주인의 시각이 화자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교차하여 현장감이 넘치는 언어를 보여주었다. 동물과 인간의 교감의 문제를 뛰어넘어 생존과 철학적인 문제로 발전하게 만드는 지점이 보이는 작품이었다. 앞으로 이 작품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기대가 된다.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작품들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다. 더 정진하기를 빈다. 수상했다고 끝이 아니다. 수상하고 사라지는 작가가 태반이다. 계속 쓰는 작가가 결국에는 살아남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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