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 도로에 비스듬히 누운 채 웃고 있는 얼굴
내가 잘못 보았나 싶었다.
도로 중앙에 로드킬 흔적이었다.
내리막길 빠른 속도로
내려가면서 바로 보지 못하고
곁눈질로 안타깝게 바라본 사체.
이름 없는 개의 주검.
참혹했다.
하반신은 뭉개지고 남겨진
머리만이 차가 달려 나가는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스듬히
누운 하얀 성견의 머리.
그리고
부서지고 찢긴 흔적도 가늠하기
어려운 몸통과 하반신.
다행이랄까 그래도
온전히 남아있는 머리 쪽.
그 자체가
이상하고 그래서 마음 아프고
더 애처로웠다.
그런데 내가 휙 지나친 바로는
그 개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머릿속에 그 개의
잔상이 오래 머물렀다.
웃고 있는 듯한 개의 얼굴.
비스듬히 누운 채 도로
바닥에서 오가는 그 수많은
차들을 바라보는 듯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늦더위, 공단이 있는 지역의
여름은 뒤끝이 있다.
매캐한 냄새가 먼지바람이 불어
커다란 쇳덩어리가 내뿜는 열기를
구석구석 전달했기 때문이다.
죽은 지 얼마나 됐을까.
아직 온전한 머리가
시간을 추측 가능케 했다.
그 길은 농가도 먼 길이었다.
하얀 개.
5~6세 정도
진돗개의 얼굴.
집에서 기르던 개처럼 털도 고왔다.
모든 게 내 추측이었다.
그래. 맞아.
개 코가 그대로
붙어있었다.
그래서 운전석에서 보니
정면에서 내리쬐는 햇볕에
반사되어 그런 표정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모두 끝난 부질없는 일.
그 아이는 지금도 25톤 덤프와
레미콘 차에 이리 치이고 밟힐 것이다.
고속도로를 달려 집에 오면서 후회를 했다.
바로 거두어줄걸...
다음날 출근 후 점심시간 포대자루를 창고에서
꺼내 차에 실었다. 장갑도 준비했다.
정원을 가꾸는 작은 삽도 실었다.
다음날 일찍 출근을 해서
난 주차장 가는 길의 샛길로 액셀을 밟았다.
아침부터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매미가 가는 여름을
부여잡듯 세자게 울어댔다.
난 후미에 따르는 차가
없음을 획이하고 비상등을 켜고
차에서 내렸다.
장갑과 마대자루를 든 채...
몇 걸음 앞에 그 흰 개가
나타날 것이다.
마지막 길에 내가 본
그 백구가
진짜로 웃는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러길 바랐다.
꼭!
한걸음 앞이다.
"빠아아 앙!!"
굉음을 내면서 스치듯 지나가는
대형 컨테이너 트럭!
후폭풍에 내 몸이 휘청거렸다.
먼지 폭풍이 일었다.
눈이 저절로 감겼다.
제발 내가 눈을 뜨면
바라보는 모습이 그
하얀 개의 웃는 개코의 모습이길...
난 장갑을 더 꽉 끼었다.
그리고 빨간 고무 코팅이 된 두 손을
허공으로 훠이훠이
날갯짓하듯 저었다.
먼지 안개는 그러나 달아나지 않고
더 깊숙하게 다리아래로
깊이 스며들고 있었다.
마치 내 발목을 누군가가
붙잡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