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황규석(by 이지훈)

영화마니아 코너 - 이지훈 기자 (스크린 1995.6) 취재 내용과 배경

by 황규석

30년 전, 이젠 흘러간 과거입니다. 과거의 영광이나 상처를 돌아보는 일은 단지 그때의 기분을 느끼는 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를 반성하기도 하고 새롭게 오늘을 사는 힘을 얻고 내일의 꿈을 다시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995년은 제가 영화잡지 스크린을 통해서 만든 영화동우회 "영화세상"을 만든 지 햇수로는 3년 그리고 만 2년 차가 되는 해입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많은 인명피해가 난 커다란 사건이 연이어 터지기도 했습니다.


1995년 4월 28일 오전 7시 52분 - 대구 상인동 도시가스 폭발 사고 - 사망 101명, 부상 202명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 - 서울 서초동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 사망 502명(실종 30명), 부상 937명


개인적으로도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1994년 연말부터 봄에 어머니가 하시던 일이 완전히 잘 못돼 제가 다시 혼자 어머니가 일하시던 도축장에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어머니는 가족과 떨어져 연락도 못하는 유배생활을 해야 했고 저는 일을 하며 매월 영화소식지를 만들고 서울에 올라갔다 내려가길 반복했습니다. 일하며 다니던 영상작가교육원 전문반은 처음 기초반 열정은 사라지고 바람이 푹 빠진 채 마쳤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분위기가 전환이 된 것은 스크린 잡지의 영화마니아 코너 인터뷰를 한 것입니다. 이 일도 제가 먼저 연락을 취해서 이루어졌습니다. '목마른 사람이 먼저 우물을 파라'는 말이 있듯이 제가 사진도 보내고 소식지도 낸다고 편지를 보내고 전화를 해서 이뤄졌습니다. 지금도 그런 면이 있지만 그때도 역시나 무모하게 들이대는 시기였네요.


1995년 5월 07일(일) 새벽 대전 을지병원 119 급성 맹장입원 수술

1995년 5월 13일(토) 서울 스크린 사무실 방문, 근처 커피숍 이동 이지훈 기자와 인터뷰 및 대화

1995년 5월 15일(일) 맹장수술 실밥 뽑음


1995년은 또 한국영화계에도 스크린(1984년 3월 창간), 로드쇼(1989년 4월 창간) 외에도 다른 영화 잡지들이 탄생한 춘추전국의 시대가 도래한 해였습니다. 벌써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듬해인 1996년 10월에 1회가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본격적인 시네필, 영화마니아의 시대가 꽃을 피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95년 5월 영화 월간지 <KINO> 창간 1995년 5월호

1995년 5월 영화 주간기 <씨네 21> 창간 1995년 5월 2일

1995년 12월 영화 월간지 <프리미어> 창간 1995년 12월


다음은 월간 스크린 1995년 6월호(통권 136호 제12권 6호) 독자광장 섹션 독자 마니아 코너에 실린 내용입니다. 보통 잡지는 매달 20일 이후에 을 전후해서 다음 달 호가 나옵니다. 저와 인터뷰를 할 때는 편집 마감시기였을 겁니다. 제가 마포 서교동의 영보빌딩 사무실에 찾아간 날은 토요일이었습니다. 당시 스크린에서는 많은 독자의 참여가 이루어졌고 선물 교환권을 오려 가져가면 브로마이드며 초대권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일기장을 보니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도 몰려왔습니다. 어떤 나이 드신 할머니 한 분도 방문해서 선물을 교환해 가기도 했습니다. 당시 독자광장은 대단했습니다. 만화, 영화평, 자료교환, 팬클럽(홍콩 배우) 소식 등 모든 구독자 영화광의 보물창고였죠. 선물도 원작 소설, 영화 티셔츠, 음반 등 다양했습니다.


인터뷰는 사무실 근처의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서 했습니다. 바로 앞에 글을 올렸듯이 저도 영화잡지는 아니지만 소식지를 매달 만들어서 이지훈 기자님을 역으로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꿈과 영화공부에 대한 이야기, 영화잡지 그쪽 세계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두 시간 반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지적이면서도 은테안경 너머로 선한 미소의 이지훈 기자님은 포스터, 컵, 영화음악 카세트테이프까지 두둑이 선물을 챙겨주셨습니다. 그날 비가 갑자기 많이 내렸는데 우산이 없는 제게 우산까지 세심하게 챙겨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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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눈물 많은 걷기 중독자. 복종에 익숙한 을. 평생 을로 살아갈 예정. 전 영화세상, 대전 씨네마떼크 컬트 대표. 전방위 무규칙 잡종 글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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