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서 고생했기에 난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어려서부터 자주 들었던 말 "넌 항상 사서 고생한다"

by 황규석
KakaoTalk_20250820_043012517.jpg 2025.01 담양

개인적으로 제가 많이 듣던 말이 있습니다. "넌 왜 항상 사서 고생하냐?" 란 말입니다. 늘 전 어른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충고의 말이나 조언을 들으면 그대로 행동하기도 했지만 청개구처럼 내 식대로 해석해서 행동했습니다. 조언은 조언일 뿐 행동으로 옮길 때 내 식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듣는 척했지만 결국은 내 방식대로 했던 일이 많았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갔으면 저는 더 잘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전 지금 좀 남다르고 특별한 저에 만족합니다. 그 판단과 행동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내가 지면 되니까 누굴 탓하지도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조금 많이 힘이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온전히 제 경험이 되고 많은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사서 고생한다는 말과 저는 아주 찰떡입니다.


제일 많이 들었던 예는 바로 이것입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힙합을 위한 연합고사를 보고 뺑뺑이를 돌려 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았는데 제일 먼 학교로 배정이 된 것이다. 누가 봐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먼 거리였습니다. 그런데 한번 버스를 타고 갔다가 너무 많은 학생들이 탄 콩나물시루 버스에 그만 하차를 못하고 지나쳐 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각을 할 뻔하였습니다. 와 정말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너무 답답하게 어떻게 3년을 통학하지 란 생각에 전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 걸어가자! 그래서 3년간 걸어가기로 결정을 하고 실천에 옮겼습니다. 지금 큰길만 거리를 제보니 4.2km가 나오네요. 1시간 10분 거리입니다. 지금도 주차장이 된 옛날 집터에서 학교까지 걸어보곤 합니다. 아, 제가 이 먼 길을 걸었다니.... 지금 봐도 놀랍습니다.


버스를 타면 20여분이면 되는 거리를 걸어서 가기로 결정하고 3년간 눈이 온 비가 오나 걸어 다녔습니다. 아침 등굣길 보다 돌아오는 하굣길이 특히 걷는 재미가 많았습니다. 작은 골목길도 돌면서 길을 개척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시장 구경도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배우게 되었습니다. 사실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서울대에 가고도 남았는데 말입니다. 그냥 전 제 방식대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초장부터 걸으니까 학교에선 정말 피곤하더라고요. 꾸벅꾸벅 졸다가 분필도 맞았고 혼도 나고 정작 공부를 해야 하는데 공부는 안 하고... 그래도 더 건강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체도 더 굻고 튼튼해졌습니다. 끈기도 배웠습니다.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지만 더 악착같이 나의 길(!)을 뚜벅뚜벅 걸었습니다.


편한 길을 가지 않았습니다. 이제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가는 시점입니다. 거의 3분의 2 가까이 가고 있네요. 남들이 아는 방법으로 편안한 길을 갔다면 저도 평범한(?)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마 내가 배울 게 없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전 재밌게 살고 싶었습니다. 남들과는 다르게 '남들이 가지 않은 길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이 지금도 저의 좌우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보고 느끼고 배우는 점이 책에서 배우는 점과는 다른 또 다른 즐거움이자 산 교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남과 다르게 살고 있고 또 그래서 아직도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삶의 색다른 이력은 여러 가지 '사서 고생'을 했다는 점. 그건 훈장 아닌 훈장이 되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것이 나를 강하게 단련시켰습니다. 나를 특별하게 만든 스승이자 나침판이었습니다. 사서 고생하지 않으면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이건 제 경험에서 나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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