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으로 기억에 오래 남고 싶어

by 황규석
2021.08 보광동



오십 대 중반을 지나니 문득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이 되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이제 새로운 만남과 인연도 심드렁해지고 있네요. 많은 사람과의 관계가 피곤하고 신경이 쓰이는 일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자연스레 과거의 기억이 많이 떠오르곤 합니다. 지금 까지 계속 이어지는 친분도 많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를 알았던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아니 평생 좋은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그런데 그게 과연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내가 가져야 할 것 챙겨야 할 것 등을 너무 많이 속보이게 하지 않았나 너무 속물적이지 않았나? 이전의 교우관계 혹은 사회관계에서 내가 했던 행동들을 돌아보면 정말 부끄럽고 창피하고 그렇습니다. 어차피 오래 지속되는 관계가 많이 없다면 상대를 할 때 정도를 지키고 좀 더 베푸는 입장이 되어야 했는데 워낙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서 밥도 제대로 못 사고 그런 것이 후회가 되네요. 몇몇 사람에게는 동생뻘이라고 심하게 대하지 않았나 반성도 합니다.


그때는 내 욕심만 차리기 바빠서 그런 것 같습니다. 뭐 대단히 이기적으로 살지는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융통성 있게 살아왔다고 자신하지만 제가 제 주변을 바라보는 시야가 적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역시 사회생활의 경험부족이 그 원인이지 않을까요?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일을 하고 다양한 사람이 스쳐 지나가보니 여유가 있는 사람이 좋은 기억으로 남더라고요. 그런 자신감 아니 부족함도 자연히 일부가 되고 자신의 일에 당당할 때 그 사람이 제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제가 봤을 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사람이 변할 때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추구하는 목표에 어렵더라도 끊임없이 달려갈 때 그 사람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누가 그러더라고요.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몇 해전 만든 작은 책자를 만들어 선물했을 때요. 결국 내가 나의 목표를 향해 흔들려도 포기하지 않고 꼭 붙잡고 한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일 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어요. 누가 보든 안보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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