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헌혈러의 심리를 탐구해 봅니다

매번 다음 헌혈 가능 날짜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산다

by 황규석
대전 둔산 헌혈 센터의 벽면에 장식된 다회헌혈자 명판 (좌) 다중 혈소판 혈장 헌혈기계(우측)

저는 헌혈을 정말 오랫동안 꾸준하게 다른 말로 지겹게(!) 해오고 있습니다. 저처럼 헌혈에 푹 빠져 있는 프로(?)헌혈러 내지는 헌혈중독자들의 수를 한번 가늠해 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현재 헌혈 100회가 기준인 헌혈의 전당에 오른 8850명과 곧 100회에 도달하는 헌혈자들과 사설 한마음 혈액원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헌혈자를 포함해서 약 12000~13,000명 정도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 헌혈러 여분들의 심리 마음이나 생활태도가 어떤가 추측해 봐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물론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비슷한 심리를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첫 번째로 일단 프로 헌혈러들은 시간을 두 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두 가지 시간 중 하나는 세상이 돌아가는 똑같은 시간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아시다시피 헌혈 가능 날짜를 체크하는 시간입니다. 한번 헌혈을 마치면 바로 다음 헌혈 날짜를 메모하거나 기억하고 카운트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보름에 한번 하는 성분 헌혈의 경우는 시간이 빨리 다가오니까 더 긴장하게 됩니다. 저도 엊그제 운 좋게 갑자기 퇴근 시간이 빨라져서 헌혈을 무사히 여유 있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날은 '운수 좋은 날'입니다. 그런데 늘 그 시간을 체킹하고 카운트하고 또 일정을 비우고 조절하는 것 그거 그거 쉬운 게 아닙니다.


2 번째로 프로 헌혈러들은 헌혈을 일종의 숙제이나 반드시 갚아 나가야 할 부채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면 내가 아니어도 헌혈할 사람은 많다가 아니라 반드시 내가 해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 헌혈을 통해 갚지 않으면 이자가 쌓여 부담스러운 것처럼 모르는 부채의식이

심하게 남아있는 것입니다. 헌혈을 빼먹으면 숙제를 안 해서 학교에 가는 것처럼 우울하고 불안해 얼굴부터 안 좋습니다. 마음속에 자신을 다그치는 선생님이 존재해 혼이 나는 것입니다. 이런 강박(!) 아닌 강박관념이 꽈리를 틀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황규석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B형, 눈물 많은 걷기 중독자. 복종에 익숙한 을. 평생 을로 살아갈 예정. 전 영화세상, 대전 씨네마떼크 컬트 대표. 전방위 무규칙 잡종 글쓰기 작가.

13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4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20화헌혈 명예의 전당에 전혈도 포함시키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