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련복을 입고 열창하던 행군의 추억
- 전영록 -
우리 학생 때 그러니까 내가 고등학생일 때는 교과목에 교련이 있었다. 회색에 검은 무늬가 있는 교련복 입고 운동장을 단체로 모형 총을 들고 행진하였다. 깃발을 내리고 경례하는 사열도 운동장에서 받았다. 그리고 그걸 연습하고 기합도 받고 그랬다.
그리고 봄마다 교련복을 입고 발목에 각반을 차고 국도를 따라 행군도 했다. 왜 했는지는 정확히는 안 가르쳐주어서 몰랐다. 하라고 했으니 따라갔다. 가방 안 메고 수업이 없으니 그냥 좋았다.
점심 도시락은 소풍이 아니니까 김밥이 아니라도 좋았다. 그저 야외에서 밥을 먹고 수업을 안 받는 하루, 그냥 제치는 날이니까. 대전 대신고 1학년 때였었다. 대전 석교동에 모여 금산의 임진왜란 때 의병장을 모신 칠백의 총까지 행군을 했다. 꽤 먼 거리였다.
금산 가는 국도변을 걸어갔기에 경찰차가 잠시 에스코트도 해주고 우쭐하기도 했다. 그렇게 오래 걸은 적이 없던 애들은 조금 힘들어했다. 나야 뭐 학교를 걸어 다녔으니 그냥 그랬다. 배낭도 없고 차도 옆을 일렬로 걸었다. 힘들면 그냥 바닥에 앉아 중간 휴식도 했다. 칠백의총에 도착하고 밥을 먹고 참배를 하고 빙 둘러앉았다.
애들처럼 수건 돌리기는 하지 않았지만 장기 자랑이 있었다. 누가 뭘 할지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서먹한 시간. 내가 이럴 줄 알았지. 나도 상상한 바였다. 난 손을 번쩍 들고나갔다. 교련 모자를 거꾸로 쓰고 손으로 마이크 모양을 만들고 기마자세를 취했다. 검은 선글라스를 꼈다. 준비했던 것 같은데 아닌가? 잘 모르겠다.
“나에 뜨거운 마음을 불같은 나의 마음을 다시 태울 수 없을까? 헤어지긴 너무 아쉬워” 여기서 하이라이트다. “하학하하학 학학~~~” (어깨를 들썩이며 끈적하고 숨넘어가게) 난 전영록의 당시 가요톱 10 히트곡 <불티>를 불어 제쳤다. 다들 놀라 자빠졌었지. 후후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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