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20대 초반을 상징하는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군에서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기 전에 6개월의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난 어머니가 일하는 소와 돼지를 잡는 도살장에서 일했다. 진짜 사회생활의 경험을 처음으로 그곳에서 겨울에서부터 봄까지 했다. 그리고 1991년 가을 1학년 2학기로 복학생이 되었다. 난 일찍 군대에 자원해서 다녀와서 그래도 젊었다. 나름대로 어른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 꿈 많은 대학 신입생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꿈같은 나날이었다. 여학생들이 많은 과의 특성상 커플이 아님에도 늘 설레고 기분이 묘했다. 예비역이라는 타이틀을 가져서 학교생활을 처음으로 재밌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때 좋아했던 노래가 바로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 사이’란 노래다.
쉬운 멜로디에 감성적인 가사가 친구인 듯 친구 아닌 연인인 듯 연인 아닌 그런 애매한 남녀의 관계를 표현한 노래였지만 결국의 사랑의 아픔을 이야기한 노래가 아닐까 싶다. 자극적이지 않은 이런 사랑과 이별을 지금의 젊은 소위 말하는 MZ 세대는 이해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바로 꼰대의 생각이라는 것을 자각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각설하고 이 노래가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이 노래를 방송국에 가서 DJ를 하면서 선곡하며 소개를 해주었던 노래였기 때문이다. 당시 90년대 초 대전 MBC 문화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에 밤 10시부터 12시까지 하는 방송이 있었다. 젊은이들을 위한 FM 방송이었다. 그때 1주일에 한 번씩 30여 분을 할애해 디제이 역할을 하는 ‘신인 DJ’라는 코너가 있었다.
청취자의 사연을 듣고 선정해서 방송국에 초대해 녹음을 하고 노래들 틀어주는 내용이었다. 나는 라디오를 좋아했다. 텔레비전은 명화극장이나 주말의 명화를 좋아했고. 주말 드라마도 좋아했다. 라디오는 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느낌이 들었다. 귓속말도 하는 당시는 아날로그 시대였다.
나도 편지를 써서 자기소개서를 보내고 선정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곡을 3개를 선정하라고 해서 가요는 이 노래 ‘사랑과 우정 사이’를 선곡하고 불문과 학생이니 감성적인 엘자(ELSA)라는 여자 가수의 샹송 Mon Cadeau(나의 선물)이란 감성적인 곡을 골랐다.
그리고 귀여운 반항아라는 프랑스 영화의 주제가로 쓰인 경쾌한 리키 엔 포베리의 칸초네 'Sara Freche Ti amo'를 골라서 선곡했다. 모두 내가 진짜 좋아하는 노래였다.
방송국에 가서 녹음 스튜디오에 차음으로 들어갔다. 떨리는 마음으로 녹음을 했다. 간단한 인사를 하고 첫 곡 ‘사랑과 우정사이’를 간단히 소개했다. 그런데 첫 소개부터 발음이 조금 샜다. 긴장하지 말자고 많이 다짐을 했건만 긴장해서 혀가 많이 꼬였기 때문이다. 다음부터는 그런대로 말하듯 이야기하고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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