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이분의 일(투투)

우울했던 젊은 날의 하루를 기쁘고 설레게 만들었던 신나는 노래

by 황규석

제33화 일과 이분의 일

- 투투 -


어떤 노래는 노래와 함께 특유의 춤이 생각나기도 한다. 90년대 초반에 등장환 ‘투투’라는 4인조 혼성 그룹의 데뷔곡 ‘일과 이분의 일’이라는 노래를 참 좋아했다. 즐겨 불렀다. 이 노래는 방송에서 처음 보았을 때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 노래는 뮤직비디오를 보기에도 즐겁고 흥겨운 노래였다.


둥~두둥 거리는 타악기 소리가 짧게 들리고 이어서 경괘한 기타 선율이 나온다. 리드보컬 김지훈의 하이톤의 노래가 시작된다. 그런데 옆에 선 쇼트커트의 동그랗고 작은 멤버 황혜영이 무표정한 심드렁한 표정으로 팔을 휘저으면 추는 춤을 추고 등장한다. 뒤에 남자 멤버 둘은 기타와 키보드를 연주한다. 이들의 옷차림도 다양한 천 조각을 엮은 듯한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4명의 개성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신세대의 사랑법을 그렸다는 사회장의 멘트와 함께 당시 가요프로그램에 많이 소개되고 인기를 끌었던 노래 ‘일과 이분의 일’은 정말 신나고 경쾌한 노래라 나도 즐겨 부르던 노래다. 이 노래를 좋아할 때는 내가 이제 복학 후 다시 휴학을 했을 때였다. 학교에 대한 실망과 나에 대한 실망으로 열정적으로 다시 학교생활을 하고자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원망이 컸지만 돌아보니 속 좁고 타협할 줄 모르는 나의 잘못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대학을 다시 휴학하고 다시는 대학에 돌아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다. 여하튼 그때 그 심란했던 마음을 잊게 만든 노래가 바로 이 노래다. 투투의 신나는 음악과 황혜영이란 가수의 춤이 해독제였다.


그리고 정신없이 난 또 일하고 학교 시절을 지우기 시작했다. 영화모임을 만들고 그 재미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 모임이 또 힘들어지던 시기에 사무실을 빼서 극단에 들어가게 되었다. 연기를 좀 배우고 하면 나중에 영화를 만들 때 도움이 될 거 같았다.


그 시기에 그러니까 유행이 좀 지난 시기에 다시 이 노래가 소환된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극단 앞에 패밀리 마트라는 큰 편의점이 개업했다. 우리 극단은 지하에 세를 들었는데 바로 맞은편 상가주택의 1층에 들어선 편의점의 점주 사장이 바로 투투의 황혜영을 빼닮은 것이다.


바로 앞의 편의점이라 종종 이용했는데 난 그 가수가 개업을 한 줄 알았다. 정말 요즘 말로 싱크로율 100%였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안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단다. 반대로 함께 가게를 운영한 남편은 키가 크고 많이 마른 체구의 사람이었다. 키가 작고 눈이 동그랗고 큰 사장의 부인이 바로 투투의 황혜영과 판박이라니 참 재미있었다.


그렇게 다시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이 귓가에 퍼졌다. 여하튼 그렇게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거기서 내가 아는 동생의 워큽숍 16미리 단편영화의 한 장면을 찍기도 하였다. 거기에서 알바를 하는 여학생도 잠시 출연도 시켰다. 그래서 가깝게 지냈는데 지금은 어떻게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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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눈물 많은 걷기 중독자. 복종에 익숙한 을. 평생 을로 살아갈 예정. 전 영화세상, 대전 씨네마떼크 컬트 대표. 전방위 무규칙 잡종 글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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