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아래 어두운 단칸방에서의 서글픈 기억들
- 이 소 라 -
도봉산역에서 내려 큰길을 건너 도봉산 아래로 10여 분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한약방이 있고 그 안쪽으로 단독주택이 있다. 그 주택의 마당을 가로질러 들어가 반지하에 방을 구한 이유가 있었다. 일단 월세가 싸서 좋았다. 대방동 옥탑방의 보증금 500만 원을 까먹어서였다.
옥탑방의 보증금을 빼서 영화를 만든다고 컴퓨터를 사는데 150만 원 정도가 들었다. 편집 프로그램도 깐다고 워크숍 후배한테 부탁해 용산에서 사 온 조립 컴퓨터였다. 그리고 이래저래 하여간 모두 제하고 나니 돈이 남은 게 없었다. 그래서 보증금이 싼 곳을 찾았다.
원래 변두리로 가면 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의정부 쪽으로 갈까 생각한 것은 그때 누나가 양주에 살고 있어서 거기를 잡았다. 그런데 의정부는 서울에 오려면 좀 멀었다.
그래서 서울과 제일 가까운 변두리를 찾았고 거기가 도봉산역이었다. 한약방을 하는 어르신께서 인상이 좋아 보였다. 보증금이 100만 원이었나 그리고 월세가 15만 원이었지 아마. 단독주택인 주인집 지하 방이고 다른 방도 나보다 나이가 좀 더 많은 듯한 어떤 남자분이 혼자 살고 계셨다.
여기도 특이한 게 화장실이 지하 쪽에 있는데 주인집 계단 아래에 만든 곳이라 허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 기울어진 좁은 곳이었다. 그래도 내 형편에 그게 어딘가 싶었다. 그래도 방은 옥탑방보다는 컸다. 어둠 컴컴하고 습했다. 반 정도 나온 창이 있었는데 가끔 햇빛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날은 정말 감사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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