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럭 클럽>과 <플래툰>을 보고

by 황규석

<조이 럭 클럽>을 보고

(97.06.1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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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왕 감독의 조이 럭 클럽을 어젯밤에야 봤습니다. 재미도 있었고 감동도 받았죠. 4명의 여인들의 2대에 걸친 일생이 담담하게 그려졌습니다. 무엇보다도 각본의 치밀함이 돋보이더군요. 화자의 시점이 교묘하게 바뀌는 것이 아주 효과적이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요즘 위안부였다가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캄보디아에서 살고 있는 훈이 할머니 이야기 뉴스에서 들어보셨죠. 정말 안타깝더군요. 군대생활 3년을 해도 고향이 정말 가고 싶고 그리운데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머나먼 타향에서 살고 계시니 말입니다.


고향을 잃고 사랑하는 부모와 형제자매들도 잃어버리고 말입니다. 할머니는 한국에 모셔와야 합니다, 더불어 일본의 책임 있는 사죄와 피해보상도 받아야 합니다.



<플레툰>을 보고

(97.06.1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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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플래툰>을 다시 보았습니다. 10여 년 전 그러니까 고3 때 제가 사는 집에서 멀지 않은 용두시장, 병무청 맞은편에 있었던 무궁화백화점 상가의 무궁화극장에 보았던 동시상영 영화였습니다. 함께 본 영화는 <섹스, 거짓말 그릭 비디오테이프>였습니다. 멜로에다 액션물 두 편을 단 돈 2,000원을 내고 봤는데 싼 가격 치고는 아주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지금은 쇠락해진 용두시장의 5층 짜리 1981년 완공된 무궁화백화점에 있는 무궁화극장인데 몇 개월 전부터는 계속 나오던 에로영화 동시상영도 안 하고 지금은 무도연습장과 카뱌레로 변했습니다. 월리엄 데포를 그때부터 참 좋아했지요. 이후의 출연작 <사이공>이 좀 실망스러워도요. 하여간 반즈(톰 베린져) 중사와 일라이어스 분대장(윌렘 대포)위의 대결은 찰리 쉰의 내레이터와 함께 오랫동안 저의 뇌리에 사라지지 않고 깊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까까머리 때 추억도 돋아나고 모처럼 옛 기억이 되살아나 전율했습니다. 플래툰(Platoon)이 '보병 소대'라는 뜻인지 알고 계시죠? 이 영화 플래툰을 보고 나서 월남전에 대한 이해가 비로소 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것도 일부분이겠지만요. 베트콩과 민간인을 구분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가짜를 찾으려고 땅바닥에 총을 쏘며 위협하자 절름발이가 살기 위해서 뜀박질을 했습니다.


그리고 죄 없는 소녀가 강간을 당했지요. 물론 그녀가 진짜로 베트콩의 심부름을 했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슬펐습니다. 참 그 당시에 제가 영화를 보고 감명을 받아 처음 산 0.S.T 레코드판이 바로 이 <풀래툰>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독수리표 전축 턴테이블에 판을 올리고 돌리면 바늘 긁히는 소리와 함께 '현을 위한 아다지오'를 들을 수 있습니다. 60년대 말의 당시의 팝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나 자신도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화천에서의 30개월 면회 한번 없이 한 군생활. 그리고 신념을 가지고 싸우며 일하고 있는 시네마떼끄의 고단한 일. 그것이 남의 일이 아니었고 저의 일이었기에 전쟁터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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