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세수만 하고 광주에서 제주의 꿈을 안고 출발했습니다
잠이 부족한 막내는 꼬마 캠핑카 뒷자리에 그대로 쓰러집니다.
한가한 새벽길 덕분에 1시간 40분 만에 완도항 제3부두에 도착했습니다.
달리는 내내 제주도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생각하며 설레발입니다.
8시 한일레드펄 배에 꼬마 캠핑카를 싣고 추자도를 거쳐 낮 12:30분에 제주항에 도착했습니다.
예약할 때 완도~제주 직항인 줄 알았는데...
제주연안여객터미널에서 첫 야영지 함덕해수욕장까지 15분 걸렸습니다.
피서 초기지만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오후 시간이 될수록 더 북적거립니다.
위성지도로 함덕해수욕장 춘심이네 식당 뽀짝 옆 솔밭을 발견하고 캠핑카 카페 까치골 님의 어드바이스에 힘입어 안착했지요.
솔밭 옆에 주차하니 솔밭 그늘 50m 이내에 식수, 화장실, 샤워장, 식당이 있고 대형 잔디 구장이 있어 금상첨화입니다.
이런 자리를 얼마나 학수고대했는데요~
도착부터 힘 빼기 싫어 솔밭 옆 해어랑 횟집에서 제주 별미 자리돔 물회로 늦은 점심도 먹었습니다.
지난봄 제주올레 걸을 때 7코스 법환포구서 먹던 것보다는 못하지만...
34도가 넘는 찜통더위에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부릅니다.
그래서 바로 풍덩~
수영엔 젬병인 두 남정네 펜이와 아들은 튜브만 못살게 굽니다.
두 여인네 마눌님과 둘째 딸내미는 수영이란 이런 거다며 물살을 가릅니다.
기죽는 순간입니다.
서울 큰 딸내미가 바빠 함께 하지 못해 많이 아쉽습니다.
오후 5시가 되니 주무대에선 보디빌더들의 쇼도 연출되고요.
진정 남정네들은 근육질 몸매 허버 부럽기만 합니다.
5~60대들의 다부진 몸매 그저 동경 어린 눈빛만 쏘아줄 뿐입니다.
경쾌한 리듬에 맞춰 근육 자랑질하는 보디빌딩 시합은 밤 9시가 돼서야 막을 내립니다.
근육질 보다가 부러워 우린 해 질 녘에 또다시 해수욕에 빠집니다.
우리가 할 것이라곤 튜브와 함께 노는 것!
솔밭에서 시켜 먹는 통닭도 맛있습니다.
오늘이 중복인데 통닭도 복 달음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산들산들 솔잎 사이로 부는 바람에 최고의 선택이었음을 증명하네요~
저녁은 남정네들이 준비하는 돼지 목살 구이.
그런데 다른 야영객들의 숯불 피우는 모습이 없어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결국 연기 안 나는 전기 그릴로 낙찰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출발하기 전 100% 전기 충전과 2시간 정도 주행했는데도 목살 넉 점 구우니 전기가 왔다리 갔다리 합니다ㅜㅜ
시동 걸었는데도ㅜㅜ
전기는 겨우 냉장고 돌린 것밖에 없는데...
이럴 때마다 마눌님한테 툭 맞습니다.
비싼 돈 주고 했는데 이게 뭡니까?
벌써 몇 번째인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프라이팬을 가스 불에 올려 지글지글 굽습니다.
한쪽에선 압력밥솥이 딸랑딸랑 '주인님 밥 다되어 갑니다'를 외칩니다.
마눌님이 준비해온 갖가지 반찬에 진수성찬이 됩니다.
그래도 가족끼리 함께 먹는 만찬은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밤에는 해수욕장 주변을 산책합니다.
휘황찬란합니다.
돔베를 건너가니 마치 중국 상하이 푸강 야경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때로는 가족끼리 때로는 연인끼리 때로는 친구끼리 짝을 지어 걷는 모습이 평화롭습니다.
제주 여행 첫날의 설렘에 자정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어섭니다.
여인네들은 5인용 원터치 텐트에 남정네들은 꼬마 캠핑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