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중문관광단지에서 놀기
<여미지 식물원>
오늘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봤지만, 새벽부터 이른 아침까지 장대비가 쏟아집니다. 함께한 형님은 사정이 있어 올레 걷기를 중도 포기하고 아침 일찍 공항으로 떠났습니다. 숙소에 혼자 있자니 비도 오고 을씨년스럽습니다. 장대비도 쏟아지고 피로도 누적되고 해서 오늘 하루 쉬기로 했습니다. 비 오는 날 거지들은 맹탕이지요. 오전에 다른 게스트가 차로 월평마을까지 태워줘서 어제 못 찍은 7코스 종점(월평마을) 스탬프를 찍고 돌아왔습니다. 어제 월평마을 부근에서 리본을 놓쳐 코스를 이탈했던 겁니다.
비도 어느 정도 소강상태가 되고 점심때가 되자 우산과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섭니다. 점심은 숙소 근처 뷔페에서 간단하게 때우고 공항버스 600번을 타고 중문관광단지로 향했습니다. 맨 먼저 펜이에게 익숙한 여미지 식물원에 들어갔습니다. 입장료는 9,000발. 신혼여행과 또 한 번의 부부 여행에 이어 장모님 회갑 동반 여행 등 네 번쨉니다. 식물원은 예전과 별다른 변화는 없습니다. 신혼여행 이후 30년이 다 되어 식물이 더 컸을 법한데 오히려 수종이 적어진 느낌입니다. 난대림 식물의 초록 향연을 보면서 녹색이 주는 무한 힐링을 느껴봅니다. 식물원 중앙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귀포는 안개에 가려서 한라산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신 카페에서 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마음의 위안으로 삼습니다.
<천제연 폭포>
다음은 식물원 옆 천제연 폭포입니다. 오늘은 뷰포인트가 사라졌습니다. 뷰포인트라는 곳에서 보는 천제연 폭포는 뿌옇게만 그려집니다. 비 때문에 관광객이 적어 한가로워 좋습니다.
거느적거릴게 없으니 말입니다. 천제연 제3폭포는 펜이가 전세 냈습니다. 여름 같았으면 선녀하고 수영하면서 놀판입니다. 천제연 폭포는 3개가 연달아 있습니다. 제1폭포 높이는 63m, 제2폭포는 58m, 제3폭포는 36m로 제1폭포가 가장 높으나 수량은 삥아리 눈물만큼이라 실망했습니다. 천제연은 '하나님의 연못'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천제연’은 옥황상제를 모시는 선녀들이 별빛 영롱한 밤에 자줏빛 구름을 타고 몰래 내려와 맑은 물에 미역을 감고 노닐다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PLAY KPOP 가상 현실 박물관>
마지막으로 PLAY KPOP 가상 현실 박물관입니다. 제주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청소년의 시각에서 유명 가수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리듬에 맞춰 춤도 추고 직접 부른 노래를 녹음할 수도 있습니다. 홀로그램을 통해 좋아하는 가수와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여러 아이템을 비롯해 행글라이더 비행 등 가상 현실 체험 거리가 많습니다. 때마침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이 체험학습을 왔는지 떼 죽으로 다닙니다. 연인들도, 아이들 손을 잡고 온 젊은 부모들도 즐거워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도 생각납니다. 많이 좋아할 텐데... 펜이도 7080 노래도 들어보고 홀로그램 가수와 사진도 찍어봅니다. 여운을 뒤로하고 내일을 위한 체력 보충을 위해 600번 공항버스를 타고 샬레 숙소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