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펜이 Jan 11. 2019

짐을 꾸리며...

사랑하는 아들

저녁에 맘이랑 누나랑 짐을 꾸린다.


저번에 얘기했듯이 낼 뱅기를 타거든.

근데 짐을 싸는데 왜 이리 가슴이 무겁고 착잡할까...


정말 여행 떠나고픈 마음은 눈곱만치도 없어.

아들 없는 여행이 어찌 즐거우랴.


예전엔 여행 간다면 여행지 정보도 검색하고 마음이 들떴는데...

하나도 안 그래.


두 누나가 모두 계획 세워서 맘팜은 따라만 가는 거야.

추석 명절 연휴 때 친인척 모이는 것에 힘들어할 맘팜을 위해서 누나들이 생각한 거래.


내일부터 연휴가 시작되고 아들이 빠진 우리 가족 여행도 시작돼.

그런데 여행에 대한 설렘에 잠이 안 오는 게 아니라 아들이 부쩍 보고 싶어 잠이 안 와.


십여 분짜리 아들 영상을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영상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아...


항상 웃고 있는 아들 때문에 억장이 더 무너져...

왜 이리 빨리 갔니...


더 있다가 네 꿈을 원 없이 이 세상에 펼치고 맘팜 간 뒤로 떠났으면 좋을 것을...

뭐가 그리 성급했니...


사무치게 그리운 건우야...

이렇게밖에 아들 이름을 불러볼 수 없다는 게 넘넘 가슴 아프다.


아들이 살아있었더라면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줄 텐데...

캠카 가지고 전국을 누비며 캠핑도 오지게 할 텐데...


예전처럼 자전거로 영산강도 누빌 텐데...

사우나도 함께 가고 영화도 함께 보러 갈 텐데...


살아 있을 때 좀 더 사랑한다고 얘기해 줄걸...

좀 더 스킨쉽을 자주해 줄걸...


이제 이 모든 것을 할 수가 없구나.

정말 정말 미안하구나 아들...


보고 싶고 그리운 아들

비록 아들과 함께하는 여행이 아닐지라도 항상 사랑하는 우리 가족과 함께 있을 거라 믿어.


꿈에 아들 보고 싶어서 요즘 아들 침대에서 자거든.

근데 도통 아들이 안 보여.


어떡하면 아들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아들 체취를 맡고파서 얼굴을 침대에 부비부비해본다.


하지만 아무 느낌도 없어.

꿈에서라도 아들 얼굴에 부비부비하고 싶어.


아들

꼭 꿈에 나와줘~


보고 싶다.

아들...

매거진의 이전글 아들... 무쟈게 보고 싶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