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코스 다시는...
오늘 펜이 죽는 줄 알았다. 어제 육지보다 더 심한 미세먼지로 잠자리에 누울 때는 목이 컬컬해서 걱정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그런대로 괜찮다. 처음 올레를 걸을 때 이틀째 발가락에 물집이 생겨 고생했었다. 그런데 오늘 내일의 마지막 코스를 남겨 두고 중반부에 물집에 생겨 걷는데 힘들었다. 전체 24km 중 8km를 남겨두고 한계가 왔다. 발을 내딛기만 해도 통증이 왔다. 길이라도 좋으련만 어제 3코스처럼 망오름 빼고는 모두 콘크리트와 아스팥트다. 정말 최악이다. 그제 2코스(광치기 해변~온평) 걸을 때 비가 온 데다 철새도래지 걸으며 무리가 됐나 보다. 또한, 어제 지루한 3코스와 그동안 27일간의 강행군의 피로가 누적돼 두 번째 물집이라는 최악의 순간이 온 것 같다.
일단 8km 남은 지점부터 이를 앙다물고 걸었다. 푸른 바다 경치가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어서 종점 남원 포구가 나오길, 그래서 숙소 서귀포 올레여행자센터에서 쉬고만 싶다.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은 흐르는 법. 아침 8시 30분 출발해 오후 4시 30분이 넘어 남원 종점에 도착했다. 아픈 다리를 절룩거리며 버스를 타고 서귀포까지 왔다.
숙소보다 우선 피로를 푸는 게 급선무였다. 사우나를 검색해 사우나에 도착했다.
'여성 전용!'
이런 우라질ㅜㅜ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역차별을 당했는데 사우나까지라니... 다시 검색해 서귀포 올레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사우나를 찾아 또 절룩거리며 갔다. 이번에는 '폐업이란다ㅜㅜ 그래서 모든 것 포기하고 걍 숙소에서 샤워로 끝냈다.
체력도 거의 바닥에 온 것 같다. 내일 7-1코스(제주월드컵경기장~제주올레여행자센터)만 끝내면 완주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힘들다. 또 모래는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니 한라산 등산은 포기하고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이어서 마눌님과 함께하는 출국 계획도 잡혀서 7-1코스를 더 미룰 여유가 없다. 하지만 내일 자고 일어나 봐야 판단될 것 같다. 올레 완주 포스팅도 이걸로 마무리하고 숴야겠다.
<오늘의 경제활동>
간식 8,800
점심 매일더탐나카페 새우볶음밥 9,000
남원~서귀포 버스비 1,300
한라봉 48,000
저녁 신수정 식당 김치찌개 7,000
제주올레여행자센터 도미토리 22,000
계 96,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