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펜이는 돼지는 줄 알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발바닥이 불났다. 제주올레 첫날부터 넘 무리했다. 거기다 스탬프 찍는 걸 깜빡하는 바람에 되돌아가 물어물어 간세 있는 곳을 찾았으니... 덕분에 왕복 2.5km를 더 걸었다. 거기에 우도에서 배를 타고 성산항에서 나와 바로 5코스 시작점 남원 포구에 버스를 1시간 탔다. 남원 포구가 너무 한산해서 5코스를 조금 걷다가 숙소를 정할 요량에 그만 3km를 넘게 걸은 것이 문제가 됐다. 1-1코스 우도 해안도로 위주로 15km 3시간 30분을 포함해 첫날에 20km 4시간 40분 31,000보를 걸었으니 당연히 무리가 될 수밖에... 하루 3만 보 넘게 걷기는 나 태어나 첫 경험이다.
게스트하우스도 시골집을 개조한 거라 시설이 허접해 몸 풀긴 글렀다. 그런데 하우스 이름도 영 느낌이 안 온다. '놈 NOM이 뭥미?' 초간단 샤워만 하고 침대에 엎드려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눈꺼풀이 마하 3.0의 속도로 내리꽂는다. 하지만 나의 흔적을 기록해야 한다는 블로거 정신으로 핸펀 키보드를 두드린다. '이 글을 읽는 잇님들이여~ 저를 어여삐 여기사 발의 피로가 쫙 풀리도록 기를 보내주소서~'
그래도 다행인 건 도미토리 전기장판의 숫자를 꺾일 대로 돌리니 성능을 발휘해 따땃하니 좋다. 배 깔고 자판 두드리는 이 맛도 행복스럽다. 글 제목이 제주올레 완주지만 걸음서 느끼는 감성이들랑 다음 코스에서 상호 교감토록 하시게요. 오늘은 너무 피곤한 관계로 사진만 쭉쭉 넘기더라고 이잉~ 일단 제주도 노란 유채꽃밭과 싱그런 호밀밭 경치 좀 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