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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rnweh Apr 20. 2021

독립출판마켓 <책보부상> 참가 후기

관계자, 독자, 방문객, 작가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두둥! 마켓이 열렸던 강남역의 <일상비일상의 틈>

 

* 지난 커넥티드 북페어 후기처럼 일기처럼 주저리주저리 써 내려가는 글입니다. 어디 적어두지 않으면 영영 잊어버릴 것만 같은 좋은 경험, 추억이라서요 :)


 4월 첫째, 둘째 주 금~일요일 그리고 많은 분이 찾아주셔서 한 주 더 연장되어 지난 금~일요일까지 진행된 독립출판 마켓 <책보부상>! 정말 감사하게도 4월 9일(금)과 4월 18일(일)에 셀러로 참가할 수 있었다. 2개월 만에 독립출판 마켓 참석이라 참가 확정 안내 메일을 받고 나서 쭉- 들뜬 마음이 이어졌다. 그 들뜬 마음은 책보부상 한정 패키지로 엮었던 "손편지" 미수록 원고를 쓰느라 오른손 중지에 굳은살로 흔적을 남겼다. (대충 그래도 좋았다는 얘기) 셀러 참가로 들뜨기도 했지만, 독자 입장에서도 너무 들떴던 건 이전에 너무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의 작가님들이 대거 같은 날 참석했기 때문이다. (한 분은 심지어 옆자리!) 셀러로 보내놨더니 그 책들 들고 가서 부스 돌면서 친필 사인부터 받았다. (뿌듯) 


한정판 패키지로 준비했던 손편지 원고와 책갈피 겸용 엽서.

 지난 커넥티드 북페어의 첫날, 호기롭게 책만 덜렁 들고 갔던 흑역사를 다시금 반성하며...(궁금하신 분들은 커넥티드 북페어 후기 글에서 사건 현장을 봐 보시길) 이틀 차, 삼일 차에 업그레이드된 부스 장식 모티브를 조금 더 업그레이드해서 부스를 꾸몄다. 사실 업그레이드라곤 했지만 아직 책이 한 권뿐이라 별반 다를 게 없는 장식이긴 했지만 지난 실수를 되풀이하지는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 여겼다.

이번엔 배송이 꼬여버려도 마켓에 지장을 미치지 않게끔 참가 확정되자마자 책갈피용 미니 엽서 주문을 넣었는데, 웬걸, 다음날 수령... (꼭 바쁠 때는 뭔가가 꼬이고 여유 있을 때는 한없이 여유로워지는 아이러니-)


나름의 업그레이드(?)를 더해가며 진화하는 <말을 모으는 여행기> 부스


4월 9일, <책보부상> 마켓의 첫날 - 앗, 그러고 보니 책보부상 첫날과 마지막날에만 셀러로 참가했었구나 -은 한정판 패키지를 마음에 들어 하실까 하는 마음에 걱정 반, 설렘 반이었다. 다섯 부 정도 만들었을 때였나.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답시고 편지지 3장이 나오는 원고를 인쇄 안 하고 직접 손으로 쓴다고 했나, 찰나의 순간 후회도 하긴 했지만 (미리)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인스타 피드로 약속드린 10부를 완성했다보니 반응이 전보다 못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었달까. (그리고 추가 모집되어 또 손편지 원고를 만들어야 했다는 후문...ㅋㅋㅋ)


마켓 시작 전 친구가 '1시간에 한 권씩 팔리길'이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정말 신기하게 거진 1시간에 한 권꼴로 팔렸다. 끝날 즈음 농담 삼아 20분에 한 권씩 팔라고 했어야지- 라고 카톡했지만 정성껏 준비한 패키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완판은 못 했지만 남은 두 권 덕분에 4월 18일용 한정판 패키지를 준비할 때 손이 덜 아팠다는... 일희일비하는 나란 인간...


이 일희일비는 마켓 시작 후에도 고스란히 이어져 아래와 같은 심경의 변화를 몇 번이고 겪었다.


손님이 샘플 책을 한참, 유심히 보다가 잘 봤다는 말과 함께 다른 부스로 넘어 간다.

→ 책의 의도를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샘플 읽고 계실 때 슥 책 설명을 해드려야겠다.

→ 설명을 듣고는 '이거 너무 유익한 책인데요?'라는 말도 듣고 한 권 판매! 신나서 샘플 보는 분들한테 계속 말 붙였는데... 너무 방해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다시 말을 줄임)

→ 이번엔 샘플을 진득하게 읽다 별 설명 없이도 '이거 한 권 주세요', 바로 한 권을 판매. 이전에 설명한답시고 손님들 방해해서 다 떠나간거 였다고 생각한다.

→ 그러다 책 제목에서부터 '이게 무슨 말이에요?'라는 손님 등장에 역시 설명을 좀 덧붙여야 되나 싶어 방해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무릅쓰고 또 책이 만들어진 '썰'을 열심히 푼다.

(이 사이클이 계속 반복... 되었다)



이렇게 써 놓으니 마켓이 열리던 10시간 내내 똥 마려운 강아지 마냥 전전긍긍한 거처럼 보이지만 그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없는 건 아니었다(고 하면 "비겁한 변명입니다-!"이려나-?) 


<엽서를 모으는 챌린지> 준비

9일에 옆 셀러셨던 '아드헤' 작가님은 타자기로 즉석 시를 손님들께 만들어 드렸는데 반응이 정말 뜨거워 옆자리에서 고스란히 그 열기를 느꼈더랬다. 아마 그때 그 모습이 너무 인상 깊어 18일 마켓 참가 때 깨알 같은 이벤트를 준비해 간 게 아닐까. 책이 아직 달랑 한 권이라 아쉬워하는 데만 그칠 게 아니라 책만 가지고 손님과 소통할 시간은 짧을 수밖에 없으니 소통할 거리를 만들어 가야겠다고 생각을 전환했다. 엽서 증정을 넣어 구성했던 텀블벅 리워즈가 떠올라 <엽서를 모으는 챌린지>라는, 책에 모아 온 말을 따라 읽기'만 하면' 그 여행지에서 사 온 개인 소장 엽서를 드리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덕분에 책이 아니어도 부스에 관심을 두시는 분이 좀 더 많아졌고 그래서인지 참가 첫날보다도 18일에 따스한 관심을 더 듬뿍 받은 기분이었다.(물론 첫날에도 그랬지만) 여행 (가고 싶다는) 얘기도 많이 하고, 여행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만큼 더 격하게 리액션을 해 주셔서 그 마음을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저 엽서 하나 받아가신 건데도 인스타 스토리에 올려주시고, 오늘은 또 챌린지하셨던 다른 분이 DM으로 기억에 오래오래 남아서 검색해서 팔로우까지 하셨다고 해서 감동, 또 감동이었다. 책 판매와 상관없이 너무도 감사한 마음을 받아 간다는 다른 작가님들의 말에 예전보다 좀 더 공감한 순간:)

깨알같은 이벤트가 더해진 지난 18일의 부스!


정성을 들인 만큼, 아니 들인 정성보다 더 감사함을 받아 와서인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벌써 다음 독립출판 마켓이 기다려지는 밤이다. 더불어 3주라는 긴 시간 동안 이렇게나 좋은 행사를 기획, 진행해 주신 모든 관계자 및 스태프 분들, 인사 나눌 수 있었던 다른 작가님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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