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 참가 안내
스토리지북앤필름과 디자인이음 주최로 서촌의 고즈넉한 한옥 카페, '베어 카페'에서 열리는 가을 책보부상에 참가합니다. 지난 봄 책보부상 때는 <말을 모으는 여행기>로 참가했는데요, 이번에는 신작 <망가>를 들고 참여합니다.
<망가>가 무엇인고 하면...
긴 긴 설명보다 실제 <망가> 소개 페이지를 보시는 게 나을 테니, 쓱 공개해 드립니다.
네, 그림은 쥐뿔도 못 그리는 제게 망가는 만화의 일본어가 아닌 '망한 가사집'의 줄임말입니다. 먼 곳에 대한 동경이란 뜻의 필명 '페른베'의 두 번째 동경을 담음 작품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지난 <말을 모으는 여행기>가 여행지라는 장소에 대한 동경이었다면, 이번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그 '시간'에 대한 동경을 담은 독립출판물입니다. 그때 멈춘 듯한 시간을 흘려보내려고 끄적인 가사를 엮으면서 당시의 단상과 지금 또 다른 단상을 가사 옆에 자그마하게 적어 둔 가사집 겸 에세이랍니다.
<망가>는 기존 책 형태의 출판물과 다르게 가내수공업이 필요한 형태입니다. '가사집', 즉 가사가 들어간다는 데 착안하여 책을 CD처럼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24p의 중철제본 본문은 실제 음악 CD 가사집처럼 똑같이 케이스에 들어갑니다. 케이스 뒷면 낱장 표지도 들어가요.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지 않기에, <망가> 속 가사는 'prelude'를 제외하고 실제 녹음본이 없어 찐 음악 CD를 담기가 어려워 대신 CD 모양에 히든 트랙 가사만 담기로 했습니다.
클라우드부터 안 쓰던 메일까지 온갖 것들을 뒤져서 발굴(?)해 낸 <망가>의 prelude, '머물러있다, 사랑이 피는 곳에'를 들을 수 있는 페이지로 연결되는 QR코드도 수록했다는 깨알 소식을 전해드리며 저는 잠시 가내수공업에 매진하러 가보겠...습니다...
책보부상 한정 히든트랙인 만큼 새로 쓴 가사 제목은 무려 '보부상-(테)' (Beau Vous San-té)이에요.
아름다운, 당신, 건배. 뜻만 놓고 보면 이렇게 되는, 실제로 말이 안 되는 명사구지만 '보부상'이란 발음에 맞으면서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이란 인용문(혹은 짤)을 떠올릴 수 있어 히든트랙 가사로 골랐습니다. 본문 수록 가사는 예전에 써 둔 거지만, 히든트랙 만큼은 이번에 새로 썼어요! 히든트랙은 출판 마켓을 나가게 되면 그때마다, 혹은 독립서점에 입고하는 경우에도 그에 맞게 따로 따로 제작이 가능해서 이 "보부상"이란 히든트랙은 이번 가을 책보부상 때만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런 게 바로 독립출판의 묘미 아닐까요?)
가을(이라 쓰지만 이미 겨울 같은...), 서촌의 고즈넉한 한옥 카페, 베어 카페에서 책보부상이 열리기에 앞면 사진도 그런 감성이 제일 잘 느껴지는 사진으로 골랐습니다.
책보부상은 이번 주와 다음 주 주말 총 4일간 진행되고 23일 토요일, 31일 일요일 2회 참여합니다.
서촌에 콧바람쐬러 오시면서 책보부상에도 구경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