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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연 Apr 18. 2021

잠자는 고양이

마흔아홉




입 벌리고 자는 달래


모처럼 멍한 주말엔 자고 있는 고양이를 본다. 생각과 침대가 한 몸이 되어 좀처럼 일으키기 어려울 때, 고양이를 본다. 동글동글한 눈이 일자로 감기고 촉촉한 코가 조금씩 건조해지며 고양이는 잠든다. 피곤하면 코를 골고 사람처럼 입을 벌리기도 한다. 자는 고양이는 더 부드럽고 더 잘 늘어진다. 흐물흐물 녹아버린 몸에 코를 묻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 코가 간질간질하다. 수염 난 곳을 엄지로 부드럽게 쓸어넘기다 입술을 갖다대면 일자로 감긴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자는 고양이에게 뽀뽀하는 일은 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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