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담긴 많은 것들

1일 1행복 실천기

by 목연




사진첩을 정리하다 문득.



한 장의 사진 속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피사체와 그곳에 대한 정보, 대강의 시간대와 계절, 사진 찍은 이가 어떤 것에 마음을 자주 빼앗기는 지까지. 나는 스마트폰을 가지면서부터 사진 찍기를 가까이 했고, 그전엔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통해 엄마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유독 사진을 자주 찍었다. 엄마는 가족끼리 여행을 갈 때면 근처 마트에서 일회용 카메라와 필름을 샀다. 찍은 사진을 바로 볼 수 있는 스마트폰과 달리 일회용 필름카메라는 그렇지 않았다. 잘 찍든 못 찍든 인화를 해야만 결과를 알 수 있었고 그랬기에 한 장을 찍더라도 신중히 찍어야 했다. 엄마는 모자란 것보다 남는 걸 선호하는 편이었기에, 카메라 하나에 필름을 두 개씩 챙기곤 했다. 여행에서 다녀오면 엄마는 제일 먼저 사진관을 찾았고, 정성들여 찍은 사진을 인화했다. 엄마는 여행 경비보다 사진 인화비가 더 든다며 자주 말했다. 그런 엄마 옆에서 나는 필름 펼쳐보는 걸 좋아했는데, 검붉은 필름을 밝은 조명에 비춰보면 그 속에 우리 가족의 얼굴이 콩처럼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내가 필름을 긁을까 조심하라고 일렀고, 나는 입을 삐죽 내민 채 필름을 들여다봤다. 스마트폰의 상용화로 나는 사진을 많이, 자주 찍게 되었지만 엄마는 반대가 되었다. 컴퓨터를 조금만 봐도 눈이 시린 엄마는 휴대폰 역시 그렇다고 했다. 엄마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면 꼭 우리를 찾았다. 여러 번의 반복 끝에 엄마는 휴대폰으로 사진 찍는 걸 익혔다. 글을 보면 글 쓴 사람을 알 수 있듯 사진 역시 그랬다. 사진엔 피사체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었지만 그걸 찍은 이에 대한 정보도 많이 묻어있었다. 약간의 편집할 여백을 남기고 찍는 나와 달리 엄마는 카메라를 갖다 댐과 동시에 사진을 찍었다. 멀리 있는 것을 확대하는 방법을 자주 잊는 엄마는 생각날 때면 엄지와 검지를 넓혀 사물을 당겨 찍었고, 그것이 기억나지 않는 날이면 멀리서 찍고 아쉬워했다. 그런 엄마에게 나는 다시 한 번 엄지와 검지를 펼쳤다 접으면 된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이내 머쓱한 표정을 짓곤 했다. 엄마는 자신이 사랑하는 걸 찍었다. 가령 사람처럼 대자로 뻗어 자고 있는 달래의 모습이나 엄마가 키운 초록의 화분들, 미술관에 갔다가 신이 나 촐랑대는 나와 언니 같은 것들 말이다. 엄마의 사진을 들여다보면 서투름이 느껴졌지만 찍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휴대폰을 통해 사진을 찍는 엄마를 보고 있으면, 필름카메라가 어려운 나와 달리 엄마에겐 필름카메라가 더 익숙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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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찍은 달래와 철없는 두 자매


엄마가 찍은 사진 속엔 우리를 향한 엄마의 사랑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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