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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연 Jul 26. 2022

[시] 뚱한 펭귄처럼 걸어가다 장대비 맞았어

박세랑, 문학동네


"쨍한 분홍빛의 시들지 않는 트램펄린"


도서 표지 출처: 문학동네 홈페이지





    글 : 박세랑  

    출판사 : 문학동네  

    판형 : 130*224mm  

    장정 : 무선  

    쪽수 : 144쪽  

    가격 : 10,000원  

    출간일 : 2021년 10월 29일  

    분야 : 시, 문학동네시인선  


※서지사항은 문학동네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신간 안내문을 참고함

문학동네 (munhak.com)







♥ 추천 독자

✔ 쨍한 분홍빛을 좋아하는 사람

✔ 흐린 것보단 선명함을 좋아하는 사람

✔ 한여름 밤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고 싶은 사람

✔ 내 몸에 스민 폭력의 흔적에 맞서고 싶은 사람


원피스를 입은 어린 여자아이가 트램펄린 위에서 통, 통 춤을 춘다. 아이가 튀어 오를 때마다 정강이 가득 든 멍이 보이고, 아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한 공기와 뒤섞여 꿉꿉하게 젖어간다.


그리고 여름, 축축한 여름밤의 비릿한 풍경이 펼쳐진다.




박세랑의 『뚱한 펭귄처럼 걸어가다 장대비 맞았어』는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귓가를 울리는 시집이다. 일상 속에 존재하는 폭력과 온몸 가득 남아 있는 보라색 멍. 덕지덕지 뜯어 붙인 얼굴과 울컥 울컥 쏟아져 나오는 마음의 상처. 박세랑의 시를 읽다 보면 비 오는 여름밤, 도로를 가득 채운 축축함과 비릿함 속에 놓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춤으로, 글로, 몸짓으로, 분노로, 때론 묻어둠으로. 박세랑은 슬픔을 승화시키지 않는다. 어른 아닌 어린아이의 감각으로, 머리보다 몸에 가까운 이미지와 감각으로 폭력과 슬픔과 어쩔 수 없음에 직면한다.


맞서는 것과 직면하는 건 다르다. 박세랑은 직면하면서 응시하고, 그러면서 춤춘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고양이의 두 눈처럼, 대상이 움직이기 전까지 깜빡이지 않고 빛나는 두 눈처럼. 박세랑은 크고 동그란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세상을 바라본다. 트램펄린 위를 통, 통 뛰며.





승화하지 않은 슬픔은 그 자체로 살아 있다. 정제되지 않은 아픔, 해결되지 않은 폭력,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오늘, 오늘, 오늘. 그러다 문득 차분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이 눈에 비친 세상이나 저 눈에 비친 세상이나 그 대상은 똑같다. 대상은 늘 그 자리에 있기에 바꿔야 할 건 오로지 나뿐이라는 슬픔을 차갑게 받아들이며 시인은 오늘도 통, 통 뛰고 뛴다.


바꿀 수밖에 없는 그것, 바꿔질 수밖에 없는 그것. 누가 저 여자를 미치게 만들었나 묻는다면 글쎄, 일단 저 여자가 미친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여러분은 책을 살 때, 가장 먼저 무엇을 보시나요?

저는 작가를 가장 먼저 본답니다.

박세랑 시인의 『뚱한 펭귄처럼 걸어가다 장대비 맞았어』는

작가 이전에 시리즈를 보고 읽게 되었지만,

이제 서점에서 '박세랑'을 발견하게 되면

누구보다 먼저 책을 집어들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여름의 독서 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문장 채집과 책 일기✍�(@___daily_hui)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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