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고양이가 뛰어 놀기 좋은 시간
골목의 가로등을 LED로 바꾼 덕에 밤은 더 이상 어둡지 않고 밤의 요정들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기지개를 켜며 집을 나선다. 대문 앞에 놓인 쓰레기봉투를 지나 건너편 집에 사는 강아지에게 인사를 하고, 작은 소리조차 크게 들리는 골목을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요정들의 요란스러운 뜀박질과 가벼운 걸음은 백 미터가 훌쩍 넘는 골목을 단시간에 오갈 수 있게 한다. 요정들만큼이나 밤과 새벽을 좋아하는 나는 휴대폰을 손에 들고 그들의 뒤를 따른다. 그러다 가끔 "은비야" "달래야" "또랑아" 하고 부르면 서로 앞다투어 가다가도 걸음을 멈추고 나를 바라본다. 그러면 나는 때를 놓치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요정들이 사라지기 전에, 다시 요란스러운 뜀박질을 시작하기 전에.
글의 제목은 손보미 작가의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에서 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