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없이 웃을 수 있는 시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문자가 매일 오는 요즘, 나와 언니의 유일한 낙은 고양이가 있는 옥상을 찾는 것이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온종일 햇빛이 드는 옥상은 그 자체로 따뜻하고 포근해서 아가들의 침실이 되곤 한다. 그래서 요즘처럼 기온이 높은 날에 옥상을 찾으면 옥상 곳곳에 누워 있는 아가들을 볼 수 있다. 그런 아가들의 공간에 나와 언니도 오늘만큼은 돗자리를 깔고 편히 몸을 눕혔다. 아가들은 돗자리가 신기한 듯 가까이 다가와 냄새를 맡더니 자기들도 그곳에 벌러덩 드러누워버린다.
돗자리를 처음 보는 아가들(큰 아가들은 지난 생일 때 봤지만 까먹은 것 같았다)은 그것이 신기한 듯
돗자리 주변을 맴돌며 장난을 치기도 하고 냄새를 맡기도 한다.
나에겐 평범하게만 느껴지는 돗자리가 아가들에겐 제법 신기한 물건으로 다가온 것 같았다.
호기심이 많은 밤톨이는 돗자리와 함께 가져온 작은 깔개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호기심이 풀릴 때까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깔개를 알차게도 괴롭힌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울리는 긴급재난문자
매주 제출해야 하는 과제와 업데이트되는 인터넷 강의
온통 외면하고 싶은 것들 투성이지만 눈 감지 않고 고개를 돌리면,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걱정이라고는 금방 잊어버리는 고양이가 곁에 있는 하루
오늘도 고양이에게서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