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누군가의 연락이 그리울 때가 있다. 사람과 일에 지쳐 모든 걸 피하고 싶다가도 먼저 손 내밀어주는 따뜻한 안부가 그리울 때가 말이다. 카톡을 사용한지도 십 년이 다 되어 간다. 친구 목록엔 연락하는 사람 보다 연락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고, 번호가 바뀐 탓에 모르는 사람의 프로필이 뜨기도 한다.
근래 들어 여러 사람과 카톡을 해야 했다.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후배와 연락을 할 때도 있었고, 함께 일했던 사람과 연락을 하기도 했다. 카톡이라곤 연인과 가족 그리고 간간이 연락하는 친구 및 동기가 전부였기에, 하루에도 몇 번씩 울려대는 카톡 소리가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이 반복되다보니 곧 익숙해졌고 종래엔 귀찮기까지 했다.
한때는 광고 하나 오지 않는 카톡이 쓸모 없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모두가 누군가와 카톡을 할 때, 내겐 연락 할 사람이 없어 슬프기도 했었다. 하지만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으며, 또 누군가와의 관계가 연락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며 카톡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내가 해결해야 할 허전함을 타인으로부터 해결하고 싶었던 것도 같다. 그렇기에 내게 연락오는 사람과 숫자에 집착했고 카톡이 오지 않는 날이면 슬퍼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당장 나조차도 목적이 없으면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았기에 마냥 억울할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늘은 가까운 사람과 적당히 카톡을 했다. 연인과 안부를 묻는 카톡을 했고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동기와는 이번 주 중 언제 만날지를 정했고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단체방에선 책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누군가와 연락하고 그의 안부를 묻는 행위는 꽤나 큰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다. 예전의 나는 남들로부터 그것을 원했고 그렇게 되지 않을 때면 슬퍼했다. 하지만 나조차도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지 않았기에 내게 안부를 묻지 않는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상대의 안부를 묻고 나의 소식을 전하는 일.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도 가장 먼저 전하는 일. 그것을 마냥 받고만 싶었던 그때의 나를 잠시 떠올려보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