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오리

서른다섯

by 목연









산책 중 만난 오리는 혼자 있었다. 눈을 꼭 감고 한 쪽 다리를 접은 채로. 오리의 동료들은 사람들이 먹이를 던져주는 곳에 모여 있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오리들은 큰 오리들 뒤에 붙어 먹이를 주워 먹었다. 오리 발 아래론 내 팔뚝보다 더 굵은 잉어들이 입을 벌렸다. 잉어의 입으로 건빵 하나가 들어갔다. 배가 고플 법한데도 오리는 혼자 있었다. 한쪽 다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신경 쓰였다. 아무래도 발바닥을 다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리 뒤로 잉어 한 마리가 유유히 지나갔다. 잠시 눈을 뜬 오리는 허공을 한참 바라보더니 고개를 돌려 제 날개에 코를 박고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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