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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순현 Jun 30. 2023

비 앞에서 시

시 (1)

습하다 불평 말아라 

마른 땅, 겨우 한 모금 마시는 것이니

금세 목마르다 


옷 젖는다 하지 말아라

오염된 물질 잠시 씻는 것이니

금세 더러워진다  


비가 주는 쉼을 찾고 

순리대로 비를 바라보아라 


비가 주는 일상을 몸으로 느껴라 

나의 정신과 마음을 씻는 여행이 될테니 


다만 넘치는 것을 슬퍼하라

비가 힘이 될 때를 두려워하라

기도하되 말없이 도우라 


나의 기쁨이 타인의 슬픔이 되고

나의 슬픔이 타인의 기쁨이 된다 


기뻐하되 함께 기뻐하라

기뻐하되 적당히 기뻐하라

슬퍼하되 함께 슬퍼하라

슬퍼하되 끝까지 슬퍼하라 


비 앞에서 기뻐할 자 있고 슬퍼할 자 있다

그러니 비 앞에서 인생을 배운다 

비 앞에서 겸손을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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