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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승희 Jan 11. 2019

당신의 지갑을 여는 악당 고양이, 젤리파워

(14) [자업자득 스타트업] 인터뷰 #1 편집샵 젤리파워

자업자득 스타트업 프로젝트는 
개인의 관심사나 문제의식이 어떻게 나의 일, 우리의 일로
이어지는지 실험하고 프로젝트를 실현해보는 장(場)입니다. 

용감하게 도전하며 일을 시작해가는 다섯팀을 소개합니다


리파워 성균관대학교 동물권 단체 ‘수선관고양이’ 활동에서 시작하였다.   생명의 밥을 챙겨주다 보니 동물권 공부를교통사고 당한 고양이를 치료하다 보니 모금 활동을이처럼 멤버들의 활동 범위는 자연스레 넓어졌다하지만 학내 구성원의 선의에 기댄 모금 활동만으로는 지속가능성 할  없었다이는 대부분 동물 보호 단체들도 공통으로 겪는 문제.  

 
수선관고양이’ 멤버들은  문제를 풀어보기 위해  젤리파워를 만들었다젤리파워의 강점은 커뮤니티 브랜드수선관고양이 활동으로 인연을 맺은  대학  동물권 단체와 사설 보호소 등의 네트워크를 커뮤니티로 규합 중이다. 특히 동물권 단체가 직접 제작한 굿즈가 모인 온라인 편집숍으로 활로를 찾을 계획이다10월,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에서부터 이들의 상품을 만날  있다
 
또한 젤리파워 자체 콘텐츠와 굿즈를 제작해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려 한다. 수선관고양이 멤버들과의 인연으로 합류한 아트디렉터 김희주 씨는 입체적으로 살아있는 악당 고양이 같은 브랜드를 만드는데 고군분투 중이다납작하게 캐릭터로만 고정된 동물 굿즈나 귀엽거나 불쌍한 동물이 아닌, 동물의 권리와 입체성을 보여주는 브랜드로서 인식되어 소비자의  지갑을 열려는 계획이다.  
 
브랜드의 힘으로 동물권 인식 변화를 노리고 있는 젤리파워 멤버 * 9 26 인터뷰했다성북구  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텀블벅 오픈 준비로  일이   많아 보였다. (총 5명이나, 정현화 씨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

젤리파워 로고

Q1. 동물권 이슈에 관심을 갖고 젤리파워에 참여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김치현(콘텐츠 에디터) : 
 “
수선관고양이는 관심사(인권, 페미니즘, 동물권)가 겹치는 친구들이 만나서 자연스럽게 시작한 활동이었어요. 그런데 새로운 운영진에게 동아리를 넘기는 일이 폭탄을 넘기는 느낌이었어요. 소수의 힘으로만 꾸려가다 결국 탈진하는 일이 반복되는. 
 
돈 문제가 컸죠. 모금으로 모든 아픈 고양이들이 치료될 수 없고, 모두 입양되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다 고양이를 인질로 돈 뜯어낸다는 소리도 들으니 화가 났죠. 새로운 형식이 필요한 시점이라 젤리파워에 합류했죠.
 
이푸른(대표) :
 “경제적 어려움은 다른 동물권 단체들도 항상 고민이에요. 저희가 
오랫동안 사설 동물보호소에 봉사활동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됐죠. 길에서 만나는 캣맘들도 똑같아요. 말 걸어보면 경제적으로 다들 어려운데 전전긍긍하며 동물을 돌봐요. 개별적으론 다들 약하니까뭉쳐야 산다고 생각했어요
 
 스타트업 업계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지인이 자업자득 스타트업을 추천했고, 젤리파워를 만들어서 지원했어요. 
 
강신영( 디자이너) :
 “
우연히 학교 정문에 살던 고양이를 구조한 적이 있어요. 수선관고양이 통장에는 백만 원 밖에 없는데 수술비로 3, 4백이 든다는 거예요. 다행히 치료비는 모금에 성공했어요. 그때 돈도 돈이지만, 사람들의 지지가 너무나 힘이 된다는 걸 절감했어요.
 
 젤리파워에 합류한 이유는 수선관고양이 같은 대학 내 동물권 단체를 지지하는 조직이기 때문이에요. 물론 돈도 벌고요. 
젤리파워를 통해 동물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리라 생각해요.
 
김희주(아트 디렉터) :
 “전 유일하게 수선관고양이 멤버가 아니에요. 다만 독일에서 생활하면서 동물권 개념을 생활에서 많이 접했어요. 또한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동물권 역시 약자들의 문제로 접점이 있다고 생각했죠.  
 
 이푸른 대표와 친구 사이예요. 동물권 단체를 모아보자는 그의 제안서에 공감했고, 수정하면서 젤리파워에 참여했어요. 
지향점이 같으니 그의 언어를 시각화시키는  제가 잘할  있거든요진부하지도 불쌍하지도 않게요

젤리파워 텀블벅 프로젝트에 참여할 대학 내 동물권 단체 모임(고고쉼, 냥침반, 수선관고양이, 동행길, 캣홀릭, 꽁냥꽁냥) @무중력지대 성북

Q2. 젤리파워 초기 사업 계획서를 읽으면 홈페이지 온라인 숍을 열고동물권 단체들과 세미나  캠페인을 여는 내용이 나옵니다진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젤리파워 결성  지금까지 어떤 활동이 이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이푸른 :
 “젤리파워 아이디어를 나누고, 멤버를 모으고, 지원 사업에 신청한 때가 7월이에요. 자업자득에 최종 선정된 후부터 자체 인터뷰 콘텐츠 
<인간이랑 함께 사는 고양이>를 제작했고, 9월부터 SNS를 운영 중이에요. 
 
 홈페이지 숍 기능은 후 순위로 미뤘어요. 일단 당장 홍보할 수 있는 수단부터 찾는 게 맞는 단계 같더라고요. 페이스북과 인스타, 트위터 등 SNS에 <인간이랑 함께 사는 고양이> 콘텐츠 일부를 올리고 있어요. 홈페이지는 숍보다 매거진 플랫폼으로서 콘텐츠 풀버전을 우선 올릴 계획이에요. 
 
 숍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대학 내 동물권 단체와는 텀블벅을 오픈할 계획이에요. 다만 오픈 시기를 초기보다 늦췄어요. 이미 생산된 단체 상품이 스티커와 메모지 중심이에요. 실용적인 상품도 추가해야겠다고 판단해서 인간과 고양이 커플 아이템을 제작 중이에요. 
 
김희주 : 
“젤리파워 컨셉을 
고양이판 29cm(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유명 셀렉트샵)로 잡았어요. 단지 고양이 용품을 모아 놓은 장터가 아니라, 제품 스토리텔링도 잘하고, 사진도 잘 찍는 브랜딩 업체를 구상했죠. 그래야 어느 단체가 와도 우리를 믿고 상품을 맡길 거 아니에요.  
 
계획 일정보다 크게 늦어질까 봐 두 달 동안 정말 온 신경을 쏟으며 작업했어요. 
제 피를 젤리파워에 쏟은 느낌이에요. 
 
이푸른 : 
“젤리파워 로고 디자인, 텀블벅 상품 디자인은 아트디렉터가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해서 만들었어요. 수정 과정을 거치다 보니 일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자업자득은 다른 지원 프로젝트보다 진행 과정에 융통성이 있어서 다행이죠. 
 
11월까지 지원금을 사용하기 위하여  빠르게 일을 진행한 것 같아요. 자업자득이 끝나면 놓친 점은 없는지 다시 정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Q3. 젤리파워의 업무 분담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김치현 :
 “젤리파워 브랜드는 아트디렉터인 희주씨와 디자이너인 신영 씨가 주로 소통하고, 인터뷰 콘텐츠는 제가 아트디렉터와 대표 양쪽 피드백을 듣고 완성해요.” 
 
강신영 :
 “저는 젤리파워의 실제 이미지로 구현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실무 디자이너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이푸른 :
 “이렇게 만든 결과물을 바탕으로 저와 (오늘 못 온) 정현화 씨가 외부 단체들을 만나 사업 설명회를 가죠. 수선관고양이 시절 네트워킹을 이용하기 대문에, 당시 대표로 활동한 현화 씨가 주로 외부단체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해요.”

젤리파워 자체 콘텐츠 중. sns에서 폰트와 로고, 인터뷰 글 등이 일부 공개됐다

Q4. 페미니즘과 동물권  같은 관심사와 문제의식을 가진 친구 사이에서 스타트업 팀원으로 관계가 변했어요일을 하다 보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푸나요


김희주 :
 “아트디렉터가 저와 대표인 푸른은 
절친 사이지만 많이 싸웠어요. 팀원 간 업무 미팅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일 때문에 힘든지 얘기를 잘해야겠더라고요. 
 
 저는 푸른 대표에게 질문을 많이 했어요. 내 안목을 믿는지, 사람들이 인정하리라 생각하는지. 
신뢰를 확인하고 싶었죠이 밖에 노트북을 제 방에 절대 가지고 가지 않는 걸로 원칙을 세웠어요. 젤리파워 멤버 중 한 명과 룸메이트이다 보니, 집에서도 일 생각만 하면  지치겠더군요.
 
김치현 :
가족경영이 다 그렇죠(웃음). 저도 푸른 대표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내가 이 업무를 담당해도 되는지, 내가 쓴 글이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초기 기획서를 같이 썼는데, 충돌이 생길 때마다 고민이 컸어요. 이 판을 만든 건 푸른인데, 친구라는 이름으로 괜히 끼어든 게 아닌지. 이야기를 하며 이런 점을 많이 조율했어요.  
 
이푸른 :
“(어떻게 조율했나요?) 
진행하며 다들 조금씩 결과물을 만들고 나니 자연스럽게 조율된  같아요.
 
김희주 :
“아트디렉터와 컨셉 디자이너가 내부를, 대표와 외부 단체 담당이 외부를 콘텐츠 제작자는 중간에, 이렇게 선을 그었어요. 제가 그렇게 나눠버렸어요. 초반에는 왜 이렇게 힘드나 했는데, 아무것도 존재하는 게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때는 결과물이 제 기대에 차지 않았지만 괜찮다고 말할 때가 많았어요. 봐주는 게 아니라 서로 최선을 다하며 고생해가는 걸 아니까, 양보해가는 과정 같아요.”



Q5. 자업자득은 실험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프로젝트예요그런데 젤리파워는 굉장히 치열하고절대 실패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자업자득 이후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이푸른 :
 “
젤리파워 자체가 동물권 단체의 자립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일단 자업자득 프로젝트 기준으로는 텀블벅 프로젝트 펀딩 달성하는 일이 성공의 기준이에요. 물론 자업자득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든든함을 느껴요. 다른 지원 사업 발표하다 보면 저희 일의 과정과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효율성의 논리로만 판단하는 단체들을 만나거든요. 일단 11월 쇼케이스에선 텀블벅 이야기를 주로 할 것 같아요.
 
김치현 :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 조사 결과 올 6월 기준 ‘고양이’ 키워드가 포함된 것이 340여 개, 그중 200여 개가 성공적으로 완료됐어요. 
귀여운 콘텐츠인 경우 대부분 펀딩 달성하죠하지만 젤리파워 브랜드와 콘텐츠는 지금까지 동물에 대한 납작한 감성과 단순하게 이용하는 시선을 바꾸고 싶어요.
 
김희주 :
 “기존 텀블벅 고양이 굿즈와는 전혀 다른 브랜드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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