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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승희 May 16. 2017

어두운 바람

시 (1)

무채색 빌딩 숲 대로변에서 검은 히잡이 흩날렸다.


양복 차림 사이를 비집고

시지푸스처럼 

유모차를 밀던 손은

건물 모서리와 모서리가 닿은 구석에서 

목련 한 그루와 마주친다.


아기의 따뜻한 발은 꼼지락거렸고

가지는 마음껏 포즈를 취했으며

어두운 손은 

한동안

떨렸다.


유난히

유일하게

메마른 도시에 나부끼던 빛무리에

나는 오래도록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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