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을 지내며
나는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해마다 돌아오는 날인데도, 이 기다림은 늘 처음인 것처럼 낯설다. 몸은 쉰 다섯이라는 나이를 먹었는데, 이 시기만 되면 괜히 서성거리게 된다. 아직 오지 않은 날을 미리 들여다보며, 괜히 한 번 더 달력을 넘겨보게 된다.
고요한 밤에 택배가 왔다.
문 앞에 놓인 상자들은 말이 없다. 서두르지도, 존재를 드러내지도 않는다. 이미 도착해 있으면서도 아직 열릴 준비는 하지 않은 얼굴이다. 선물은 와 있지만, 기다림의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
상자들을 한쪽에 조용히 놓아두었다.
아이들은 모른다. 모르고 있는 것이 좋다.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조금은 숨겨져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기다림이 빠져버리면, 기쁨은 너무 가벼워지니까.
다음날 아이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웃었다.
빨간 모자를 쓰고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불렀다. 아직 선물은 받지 않았지만, 아이들 얼굴에는 이미 크리스마스가 와 있었다. 이렇게 기다림은 손에 쥐기 전에 먼저 마음에 깃든다.
성탄절 예배 후, 늘 함께하던 식사도 이날만큼은 포트락으로 바꾸었다.
누가 무엇을 가져올지 알 수 없다.
메뉴를 정하지 않은 식사라는 것이 처음엔 조금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좋았다.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각자의 손에 들려 올 음식에는 저마다의 사정이 담길 것이다.
정성껏 준비한 반찬도 있을 것이고, 급히 챙겨 온 음식도 있을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맛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이 날만큼은 서로가 이미 알고 있다.
나는 그 음식을 기다리고 싶다.
무엇을 먹게 될지보다,
누군가 나누고 싶어서 들고 오는 그 마음을.
말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음식 사이사이에 묻어 있을 따뜻함을 느끼고 싶다.
함께 먹는다는 것은, 결국 서로의 삶을 조금씩 받아들이는 일이니까.
열리지 않은 택배 상자처럼,
아직 차려지지 않은 식탁처럼,
크리스마스는 늘 기다림 속에서 더 깊어진다.
올해도 나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선물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다리는 동안 서로를 더 생각하게 되는 이 시간이 좋아서.
나눔으로 서로의 정성과 마음이 조용히 오가기를,
그 따뜻함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느끼도록 해주신 아기 예수님을....
나의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