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영원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Part1. 자의식 형성기

by 케이시르

8. 개그는 영원하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이 좋은 사람이라고 느껴지고 있다. 교회에서 중.고등부 문학의 밤이라는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문학의 밤 프로그램 중에 개그콘서트와 같은 "꽁트"를 메인 리더로 맡게 되었다.


그때는 개그콘서트 초창기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었고 인기 코너를 비슷하게 교회 주제로 바꾸기만 하여도 핵 웃음 코너이며 연습할 때마다 분위기가 좋아서 다른 팀도 와서 구경 중이다.

그런데 앙케이트 코너를 담당하는 친구들은 "영~~" 원하지 않는 표정이고 풀이 죽어있고 하기 싫어하고 있다.


앙케이트는 재미난 질문을 하고 웃긴 답을 소개하는 코너이다. 하지만 말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웃긴 답들은 스스로가 웃기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웃긴 답들을 보며 떠올렸고 앙케이트팀에 가서 말한다.

"우리 꽁트팀이 웃긴 답들 몇 개만 재연으로 소개하면 어떨까?" 친구들의 표정이 좋아졌고 바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앙케이트와 꽁트는 나의 제안으로 합병을 하게 된다. 앙케이트 × 꽁트를 합쳐 "앙꽁"이라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되어 이 코너는 대박이 나게 되고 역사가 된다. 문학의 밤에 놀러 온 학생들은 우리도 "앙꽁"을 따라 해도 되냐며 부탁을 하고 있다.

이때를 다시 보니 정말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은 내가 나타나기만 해도 웃음부터 난다고 말을 해주었다. 나는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했고 잠들기 전에 고민하였다.
내일은 "무엇으로 웃기지??" 이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스스로가 웃겼고 미소를 지으며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잠들기 전에 하는 "목표에 대한 생각의 몰입"은 뇌의 각성효과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때에 몰입으로 나는 "개그 천재의 뇌"를 가지게 되었다. "아님 말구~ ㅎㅎ"


9. 아빠와의 추억

주말에 아빠하고 목욕탕에 가고 있다. 아빠는 나의 등을 밀어주면서 나에게 묻는다.

"아들은 커서 무슨 일을 하고 싶어~"

"나는 개그맨이 될 거야~"

자신 있게 대답한다. 아빠는 밀고 있던 등을 멈추시더니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앞에서 물장난을 하고 있다. 아빠는 나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진짜로 개그맨이 하고 싶니?"

"응~"

아빠는 과거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아빠는 개그맨이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소싯적에 엄마가 구해주신 KBS 오디션 원서를 쓰신 적이 있다고 한다. 아빠는 평소 말씀하실 때 일반적으로 선택하지 않는 단어를 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재치가 있다는 말씀을 많이 들으셨고 평소 조용하신 아빠이지만 말씀하실 때는 정말 재미있다. 하지만 아빠는 오디션의 떨어지셨고 쉽지 않은 꿈이라는 것을 알기에 망설이셨다.

아이들은 자신이 자주 보는 사람을 따라서 되고 싶어 한다고 한다.
하루종일 쇼츠만 보는 아이들의 꿈은 모두가 "아이돌, 유튜버"가 되고 싶어 한다.
물론 화려하고 좋아 보이는 직업이지만 모두가 될 수는 없다.

안타깝게도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져 있던 것처럼 누가보아도 화려한 직업이 있고 스스로 말하기 부끄러운 직업이 있다. 직업의 귀천이 없다고 말하지만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알지 못하는 힘든 사연을 가지고 일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고 그중 한 가지의 직업을 가질 텐데 자신에게 잘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10. 첫번째 외도

성대모사를 연습하고 아빠의 DNA를 받아 재치 있는 말과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 친구 중 나와 성향은 다르지만 잘 맞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나의 개그 재능을 알아보는 듯 나의 모든 행동의 관심이 있다. 결국 이 친구 설계에 의해 모든 학교 행사에서 센터에 서게 된다. 친구와 나는 모든 학교의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하는 대신 청소/주번 면제라는 혜택을 받게 되고 같은 반 친구들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


학교 행사에는 나와 친구 외에 함께 해 줄 사람이 필요했고 반에는 분단이라는 것이 있다. 책상 줄에 따라서 분단이라고 부르는데 각 분단에서 한 명씩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 꼭 이럴 때 걸리지 말아야 할 사람이 걸리는데 그 한 명은 SM 연습생이다.


SM 연습생 친구는 하얀 피부의 순정 만화 주인공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후배들한테 엄청난 인기를 가진 친구이다. 친구는 나에게 도저히 못할 것 같다며 미안한 울음을 보였고 창피한 걸 모르는 친구 한 명과 급식 뒷거래를 통해 대신 서게 되는 에피소드가 있다.


적당히 우스꽝스러워야 하는데 심하였기 때문에 청소면제를 인정했던 것이다.

다시 봐도 할 말이 없다. ㅋㅋㅋ


11. 두번째 외도

평행 우주를 다니다 보니 이상한 점을 포착하게 되었다. 분명 동일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지만 일부 사건들은 건너뛰기되어 시간이 지나가버린다. 그래서 내가 직접 생각나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싶다.


학교 행사로 당당하게 걷기 대회 및 교가 부르기 대회가 있다. 이 이야기를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해주면 "굉장히 부끄러워하며 그게 뭐냐는 듯 비웃음거리일 뿐이었다. ㅋㅋㅋ" 당당하게 문화회관으로 걸어간 뒤에 그곳에서 교가와 자유곡을 부르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교내 행사이다.


갑자기 어떤 친구가 교가 부르기 지휘를 하겠다며 손을 들었다.

선생님이 "너 지휘는 할 줄 알아~"라고 물었는데

너무도 자랑스럽게 "모르는데요~~"라고 말하여 모두를 뒤집어 놓은 친구이다.

"그런데 왜 손들었어~",

"그냥 해보고 싶었어요~ 그냥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음악선생님에게 4/4박자 지휘하는 법을 배웠는데 너무 어렵다며 네모를 그리며 지휘를 했던 친구이다. 그리고 자신은 평범하게 지휘하기 싫다면서 나와 친구에게 재미있는 동작을 만들어주면 시키는 것은 다한다고 말하였다.


기획을 좋아하는 친구는 음흉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좋았어~~"라고 답했고 우리는 열심히 지휘와 함께 할만한 재미있는 동작을 만들었다.


마침내 교가 부르기 대회 전날이 되었다. 지휘하는 친구가 우리에게 찾아와 진지하게 말한다.

"적당히 해야 하는데~~ 시키면 다 하는 줄 아네~"

"창피해서 혼자는 못하겠으니까 너희도 같이 해~"

지휘를 셋이 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이다.

나는 아이디이어를 제안한다. 노래 중간에 Break Down을 넣고 그때 잠시만 나가서 같이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친구는 받아들였다.


우리의 교가 부르기 대회는 마지막 순서였고 지루해하던 모든 학생을 깨우는 폭발적인 공연으로 마무리를 했었고 당연히 우리가 1등일 줄 알았지만 음악선생님께 단체로 혼난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우리의 무모한 도전은 교가 부르기 대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이후 후배들은 누가 누가 더 웃기게 하는지로 문화는 바뀌게 되었다.

다시 생각해 봐도 정상적인 학교는 아니었다.

"쩔어~"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인천 사투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인천에 살았으며 "절어~"를 들었던 시기가 정확히 이 시기에 지휘를 하겠다던 친구의 무리들이 자주 사용했으며 이것을 들은 다른 학교 학생들은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으니 인천에서도 많이 전파가 되지 않았을 시기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쩔어~"는 모든 상황에 감탄사를 표현할 때 쓰이며 특히 이 시기에는 외모를 평가할 때 주로 쓰였으며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에게 해주는 최고의 칭찬이었다.

상황에 문맥에 따라서 긍정인지 부정인지 파악을 할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감탄의 크기가 다르다.
당연히 예쁜 사람을 보았을 때 감정은 격해지며 "쩔어~↗"
별로인 사람을 보았을 때 감정이 다운되어 "쩔어~↘" 라고 사용 된다고 보면 된다.

사투리는 단어 자체가 바뀌는 경우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악센트와 억양이 포인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슨 느낌이지 알 것 같다. ㅋㅋㅋ

이 시기는 아무래도 "돈"보다는 "외모"가 절대적인 시기였다.


12. 세번째 외도 "웃고 보자!!!"

화려한 오프닝과 교내 행사까지 개그맨으로 가는 여정의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친구와는 개그동아리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지게 되고 추친력 좋았던 여학생들의 제안으로 개그동아리를 만들 테니 같이 하자고 한다. 우리는 무턱대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주변 고등학교에도 없으며 우리가 최초이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리고 지금은 PC방의 전성기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 포트리스, 리니지" 친구들과 함께 즐길 게임이 너무 많다. 수업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이미 노트에 시뮬레이션을 해놓고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남학생들은 개그동아리보다는 게임의 집중된 상태이다.


참다못한 여학생들은 다른 동아리처럼 교환노트에 재미난 이야기나 하고 싶은 말 쓰자고 제안한다. 유난히도 추운 겨울날 나와 친구 그리고 총무 셋이서 회비를 가지고 문구점에 가고 있다. 하필 문구점 앞에는 "계란빵" 냄새는 향기롭다 못해 황홀하게 우리의 코를 자극한다.

갑자기 총무는 제안한다.

"우리 이거 먹자~"

"우리 지금 돈 없잖아~"

"회비로 먼저 사 먹고 내가 채워 놓을게~"

총무의 말을 순수하게 믿고 우리는 계란빵을 행복하게 먹고 있다.


교환 노트를 몇 번 주고받은 뒤에 여학생들은 화가 난 표정을 하며 우리를 교실 끝으로 몰아넣는다. "계속 이렇게 할 거야~ 교환 노트에는 왜 이렇게 장난스럽냐~~"

"회비 관리는 잘 되고 있는 거야??"

우리는 회비를 채워 놓지 않았고 결국 공금 횡령 사건이 되어버렸다.

화가 난 여학생들은 우리와는 도저히 못하겠다며 1년을 유령처럼 활동한 개그동아리 LL (Laugh Look) "웃고 보자"는 의미로 지어진 동아리는 자연스러운 해체가 되며 꿈의 외도는 영원히 깨지게 된다.


"개그는 영~~" 원하지 않았다.



퀘스트 보상으로 소프트 스킬 4개, 하드스킬 3개를 획득하셨습니다.

[INVENTROY]

(소프트 스킬)

몰입
호들갑
부전자전
개그욕심


(하드스킬)

BlueScreen
Windows98
ADSL, 인터넷


2023.07 강남역에서 블루스크린을 보았다.
[쿠키]
Windows 95는 대단한 제품에는 틀림없었지만 불안정한 시스템은 다소 아쉬움이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우리는 "블루스크린"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1. 지금 모바일처럼 실용적인 소형 부품들을 다양하게 지원하는 것처럼 Windows95도 다양한 하드웨어를 지원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다양한 하드웨어 및 장치드라이버 호환성 이슈가 많이 발생하여 인식 오류로 인한 블루스크린을 많이 보게 되었다.

2. 당시 PC사양은 RAM이 8MB 정도 되었을 때, 운영체제에 모든 것을 담아내려다 보니 많은 양의 RAM을 요구했고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RAM이 적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 멀티태스크까지 강조한 상황이라 사용자는 편리에 의해 다수의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메모리 부족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잦은 블루스크린과 오류로 사용자들을 고생시켰던 Windows95에서 98은 버그들이 많이 잡혀서 출시된 안정적인 버전이긴 하지만 잊을만하면 한 번씩 나타나서 사용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이때부터 우리는 컴퓨터를 껐다 키는 것이 만병통치약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된다.

PC방의 전성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ADSL 및 케이블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가정에서도 인터넷을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저렴한 가격으로 PC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모여서 랜 게임 즐기는 새로운 게임 문화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THE
LOVEBIT
CODE

사랑과 돈, 그리고
영원의 비밀



매주 (수. 금)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 케이시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