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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by 케이시르

땅을 보았더니 산은 높고 골짜기 낮아 혼란스럽더라.

바다를 보았더니 풍파가 들이닥쳐 두려움이 가득하더라.

그러다 눈을 들어 보니 내 위에는 언제나 하늘이 나와 함께 있더라.

하늘은 높음도 없고 낮음도 없었고 파도가 없어 언제나 잔잔하더라.


언제까지 복잡한 땅을 보며 혼란스러워해야 하는 건지?

언제까지 바다 위에서 두려워 떨고 있어야 하는지?

오직 하늘만이 혼란하고 두려워 떨고 있는 나를 잠잠케 하였다.



땅을 보고 하늘을 보라는 글을 쓰며, 사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맞은 지 저것이 틀렸는지 알지 못하기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책을 썼으며 또 내가 뭐라고 신의 존재를 글 따위로 표현하려고 했는지도 나는 알지 못한다. 저자가 펜을 든 이유는 써야만 했고 그래야만 했다. 이것이 책을 쓰게 된 이유이다.


하지만 내가 책 안에 우주를 지으신 하나님의 뜻을 절대로 담아낼 수 없으며, 성경책조차도 하나님의 뜻을 모두 담아낼 수 없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원하시고 찾고 계신다. 사람이 절대 모두 다 알 수 없을 하나님의 뜻을 알기 원하는 사람을 왜 찾고 계실까? 또 하나님이 모두 다 하실 수 있는데 왜 나를 일하게 하실까?


맞다. 하나님이 다하시면 된다. 오히려 나는 하나님의 일에 방해만 될 뿐이다. 그럼에도 나에게 일 주시며 시키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님은 나에게 상 주시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하나님의 일에 방해가 될 것을 나보다도 더 잘 아시는 주님이 나에게 일을 주시며 상 주시고 싶어 하신다. 내게 기쁨을 주기 위해 보잘것없으며 오히려 하나님의 일을 내가 망쳐 놓을 것도 아시지만 나에게 일을 주신다. 모든 수습은 하나님이 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복음 1:1-2
1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
2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


예수님이 하신 일에 대하여 전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았고 나도 그중에 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글을 쓰면 쓸수록 알게 된다. 나는 절대로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지극히 일부 중에 일부이고 작은 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성경에 마지막을 장식한 사도 요한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요한복음 21:25
25 예수께서 행하신 일이 이 외에도 많으니 만일 낱낱이 기록된다면 이 세상이라도 이 기록된 책을 두기에 부족할 줄 아노라


하나님의 뜻을 사람이 낱낱이 기록할 수도 없지만 기록한다 하여도 그 책을 이 땅에 모두 두기에는 부족할 줄 알았다고 고백하였다.


나에게 보여준 하나님의 은밀한 계획과 일들은 죽는 날까지 진행형일 것이며 어제보다 오늘 우주의 하늘이 팽창하여 커지는 것처럼 나의 하나님도 더 커져있는 하나님을 알게 된다. 오늘도 커져있는 하나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전도서 12:12
내 아들아 또 이것들로부터 경계를 받으라 많은 책들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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