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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을품은태양 May 05. 2021

ep-03 백일의 기적

백일잔치 준비는 엄마, 아빠의 대화가 필요하다

'100일의 기적'은 백일잔치, 백일상과 같은 의미이다. 아이가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면역력도 갖추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는 것을 축하하는 날이다.


100일의 기적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100% 공감을 가질 단어이다. 특히 모유수유를 하는 아이와 엄마들은 더욱 공감을 가진다. 


첫째 딸은 자연 분만을 하고, 모유수유를 했다.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있는 정신과 육체를 가지는 시기가 100일 전/후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100일의 기적"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축복이다.


평소 부지런해서 육아일기를 노트로 혹은 온라인으로 남겨 놓았다면, 생동감 있는 재미가 있는 육아 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후회가 된다. 하지만 사진을 남겨두었고, 그 사진들을 보고 과거(추억)의 조각을 맞춰서 뒤늦게 쓰는 육아 스토리라서 나 자신에게 스스로의 이해를 구해본다.


아내의 선택은 옳았다. 모유수유를 하는 아이들은 분유를 먹고 자라는 아이들에 비해서 건강하고, 덜 아프게 자란다고 했었다. 딸아이도 건강하게 통통하게 자라났다. 하지만 끊임없이 밀려오는 잠과의 전쟁은 피해가질 못했다. 


아이 등에 정밀한 자동 감지 센서를 달아 놓은 것처럼 딸아이는 엄마품이나 아빠품에서 벗어나면 잠을 안 자고 집이 떠나가라 울었다. 그래서 아빠의 배 위에서, 엄마 등에 업혀서 자주 잠을 재웠다. 24시간 그랬다면 아마 이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 것 같다. 다행히 낮에만 울음 센서가 작동했다. 

100일 이후 딸아이의 머리카락을 정리해버렸다

우리 부부가 정말 싫어했던 '울음 센서'의 작동이 멈춘 시기가 100일이었다. 잠과의 전쟁의 종전을 알리는 아주 의미 있는 기념일이었다. 백일이 지난 딸아이의 사진을 보니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배냇머리 깎기'라고 100일이 지나서 딸아이를 대머리로 만들어버렸다. 옛 어른들은 아기의 배냇머리를 깎아 곱게 묶어 잘 간직했다가 아이가 성년이 될 때 주었다고 한다. 부모의 은혜와 효도를 다한다는 풍습이었다고 하는데, 요즘 배냇머리를 고이 보관했다가 아이가 성년이 될 때 주는 부모가 있을까? 우린 보관을 못했다.

영문도 모른 체 대머리가 된 딸아이는 한동안 머리에 두건과 모자를 쓰고 다녔다. 그래도 활짝 웃어주는 사진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사라진다. 대머리의 모습이 딸아이가 커서 보면 흑역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부모들은 백일상을 멋지게 남들이 하는 것처럼 색동옷 입기, 백일떡, 케이크, 성장 액자, 현수막, 백일선물 등 이것저것 다 준비해서 백일잔치를 하려고 한다. 물론 백일잔치를 하면 좋다. 하지만 못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엄마들은 대부분 100% 갖춰서 100일을 준비하려 하며, 아빠들은 반반이다. 이때 작은 마찰이 부부 사이에서 일어난다. 부부는 현명하게 슬기롭게 대화로 결정을 해야 한다.


코로나 19 사태로 언택트, 비대면 시대로 접어든 지금은 잔치라는 말은 부담스러운 단어가 되어버렸다. 양가 부모님의 의견은 참고만 하고, 부부가 충분한 대화를 해서 100일 프로젝트를 꾸며, 아이에게 의미 있는 소중한 기념일을 가져야 한다.



백일상, 백일잔치. 육아 환경에 맞게 준비하자. 완벽한 기념일은 없다. 아이가 건강하게 곁에 있는 것에 감사하자. '100일의 기적'은 엄마, 아빠가 함께 만들어 내는 것이다. 또한 주인공은 아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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