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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Nov 20. 2020

철밥통의 굿모닝 편지-다알리아

한 겹의 고뇌를 떨쳐내려 한다

굿모닝~♡

철 지난 다알리아 한송이
식당 앞 화단에 쪼그리고 앉아
넘쳐나는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로 눈만 빼꼼히 내놓고
드문드문 오가는 손님

얼굴 쳐다보며
식당 주인의 깊은 한

대신 쉬어준다

7~8월 더위 먹고 자라난 다알리아
코로나의 역습을 다 지워내기도 전
11월 공포로 다시 찾아온
대유행에
손님 발자국 끊길까 봐
노심초사 가슴 졸인 사장님의
새까맣게 탄 심장을 대신하여
또 한 겹의 고뇌를
떨쳐내려 한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빨리 백신이 개발되어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서
우리 사장님 돈 많이 벌거든
싱글벙글 웃는 눈으로
정성 들인 물 한 바가지 꼬박꼬박
내릴 수 있도록 굽어살피길
비나이다'

얼마나 빌었던지
다알리아의 간절한 기도가 손끝 타고 올라
새 순이 돋을 것처럼 파랗게 반짝반짝 빛나는 듯싶다

제발 코로나가 얌전히 물러가고
예전의 행복한 모습들이 넘실대는 오늘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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