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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Nov 25. 2020

철밥통의 굿모닝 편지_유모차

호미가 타고 있는 유모차

굿모닝~♡

할머니 한 분이
유모차 앞세워 오시길래
"어디를 다녀오세요~?"라고
여쭤봤더니
"저기 밭에서 일하고 오요"하시며
호미만 타고 있는 유모차를 멈추십니다

"손주는 어떻게 하고 호미를 태웠소~?"라고 물어보았더니
"지금은 요놈이 제일 친해"하시며
멋쩍게 웃으시고

접힌 허리를
곱게 펴 다독다독하십니다

굽은 허리 유모차에 의지하고
따박따박 걸어가시는
할머니의 뒷모습에서
지난해 

차가운 12월 어느 날
다시는 올 수 없는 나라로
올라가신 어머님 모습이 겹쳐
그렇게 사시는 게 당연한 줄 알고
챙겨드리지 못하고

보내드린

가슴 아픈 후회가
슬픔 가득히 밀려옵니다

우리들 주위에

사랑의 유모차가

필요하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는데
그런 분들에게
잠시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행복의 유모차가 되시길
두 손 모아

간절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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