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너 하나세 깔따구~!라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있니~?
어제가 대보름이잖아~!
아침 일찍 만나면
먼저 본 사람이 하는 말이야
그해의 액운을 팔아넘긴다는
방언으로 추측된다
보통은
친구야~! 하고 불러서
돌아보거나, "응" 하고 대답하면
"너 더위"하고 도망가는
놀이를 했잖아~! 기억나지?
친구야~!
더위는 팔았니~?
난 한 개 샀어
그렇잖아도 더위를 잘 타는데
한 개를 보탰으니 올여름 날것이
걱정이구나~
뭐~~!
벗고 다니면 될까나~
친구야~~!
브럼이라고 들어봤어~?
보름날 밝은 달 아래서
액운을 막아달라는 의미에서
딱딱한 껍질이 있는 견과류를
일컫잖아~!
땅콩과 호도가 많지
어젯밤에 "톡톡"하고
땅콩 몇 조각을 까먹는데
갑자기 보름달이 궁금하더라고
그래서 한강으로 나가봤더니
시커먼 구름이 달빛을 가로막고
진눈깨비라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거야
그래서 어쩌겠니~
마음 약한 내가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려고 막 뛰어다녔는데
진눈깨비만 몽땅 맞았구나
그래도 가슴은 시원하더라고~
친구야~~~!
달리기를 하면 장이 운동이 되나 봐~!.
어두운 한강을 신나게 밟았더니
옛날 어른들이 메구치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액운을 쫓아내는
지신밟기가 생각나는 거야
그래서 친구의 액운까지
물러가게 해달라고 두배로
열심히 밟았다야~
모습이 환히 보이지~?
결과도 좋았거든~
속이 부글거리고
엉덩이 아래가 근질근질하길래
힘을 잔뜩 주었더니
무언가에 시커먼 액운이
"부욱~"하고 연달아 두 마리나
빠져나와 달아나는 거야
덕분에 내외로 액운을
쫓아냈더니 개운하더라
엄청 잘했지~
친구야~~!
어제 충무로에 갔다가
우연히 들어선 카페가 너무나
이쁜 거 있지~!
그래서 혹시나 하고 담아왔어
담에 친구랑 갈 수 있음
한번 가볼까 하고 말이야
함 봐줄래~!
예쁘지~?
여유, 여유~!
말로만 했던 이름인데
조금씩 친해지는 시간을
늘려볼까 해~~
가능하도록 친구도 응원해
줄 거지~!
아님 같이 친해보든가~
친구야~~~~
오전의 여유를 이렇게 즐긴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