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진 Mar 31. 2016

카페 향기

그래도 가슴은 시원하다

친구야!

너 하나세 깔따구~!라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있니~?

어제가 보름이잖아~!

아침 일찍 만나면

먼저 본 사람이 하는 말이야

그해의 액운을 팔아넘긴다는

방언으로 추측된다

보통은

친구야~! 하고 불러서

돌아보거나, "응" 하고 대답하면

"너 더위"하고 도망가는

놀이를 했잖아~! 기억나지?


친구야~!

더위는 팔았니~?

난 한 개 샀어

그렇잖아도 더위를 잘 타는데

한 개를 보탰으니 올여름 날것이

걱정이구나~

뭐~~!

벗고 다니면 될까나~


친구야~~!

브럼이라고 들어봤어~?

보름날 밝은 달 아래서

액운을 막아달라는 의미에서

딱딱한 껍질이 있는 견과류를

일컫잖아~!

땅콩과 호도가 많지

어젯밤에 "톡톡"하고

땅콩 몇 조각을 까먹는데

갑자기 보름달이 궁금하더라고

그래서 한강으로 나가봤더니

시커먼 구름이 달빛을 가로막고

진눈깨비라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거야

그래서 어쩌겠니~

마음 약한 내가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려고 막 뛰어다녔는데

진눈깨비만 몽땅 맞았구나

그래도 가슴은 시원하더라고~


친구야~~~!

달리기를 하면 장운동이 되나 봐~!.

어두운 한강을 신나게 밟았더니

옛날 어른들이 메구치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액운을 쫓아내는

지신밟기가 생각나는 거야

그래서 친구의 액운까지

물러가게 해달라고 두배로

열심히 밟았다야~

모습이 환히 보이지~?


결과도 좋았거든~

속이 부글거리고

엉덩이 아래가 근질근질하길래

힘을 잔뜩 주었더니

무언가에 시커먼 액운이

"부욱~"하고 연달아 두 마리나

빠져나와 달아나는 거야

덕분에 내외로 액운을

쫓아냈더니 개운하더라

엄청 잘했지~

친구야~~!

어제 충무로에 갔다가

우연히 들어선 카페가 너무나

이쁜 거 있지~!

그래서 혹시나 하고 담아왔어

담에 친구랑 갈 수 있음

한번 가볼까 하고 말이야

함 봐줄래~!

예쁘지~?

여유, 여유~!

말로만 했던 이름인데

조금씩 친해지는 시간을

늘려볼까 해~~

가능하도록 친구도 응원해

줄 거지~!

아님 같이 친해보든가~

친구야~~~~

오전의 여유를 이렇게 즐긴다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사춘기 극복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