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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Dec 16. 2020

행인 맛점_육즙이 기가 막혀

가쁜 숨을 고르는 듯하다

굿모닝~♡

선하게 붉은 참숯불이 은근한
뜨거움을 숨기고
보드라운 분홍빛 열기를
뱉어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합니다

훅훅 내뿜는 참숯불의
거친 유혹에 넘어간
돼지 목살이
붉은 속살을 도톰하게 붙여서는
뜨거운 석쇠 위에 가만히 드러눕더니

6개월 부지런히 달려온 삶을 돌아보며
가뿐 숨을 고르는 듯합니다


이리저리 다섯 번의 뒤집기를
마무리하고
달짝지근 육즙을 온전히 간직한

기분 좋은 목살이
날카로운 가위의 도움을 받아
잘게 나뉘더니
뒹굴뒹굴 하얀 연기 묻혀가며
누구의 육즙이 더 좋은지
자랑질하는 듯합니다


불 위를 노닐던 자글자글한 아름다움이

한 입 베어 물자 촉촉한 육즙을

듬뿍 쏟아내며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여남은 조각이 차례를 기다려
노릇노릇해지면
배부른 행복은 돌아누워
꾸벅꾸벅 졸린 눈을 달래고
수다스러운 우정은 듬직한 육즙에 취해서
맛깔스러운 하루를 지워가는 듯합니다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달짝지근한 육즙을 상상하며

오늘 하루도
행복과 사랑으로 풍성하게 만드시길
응원합니다~♡♡♡

행인 맛점: 행복한 인생 맛있는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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