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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Apr 14. 2016

고향 가는 차표

풍선껌을 팔까!

친구야!

겁나게 춥다

난 심장이 뜨거워 괜찮지만

안글면 얼어 죽겠다

얼른 얼른 들어가 쉬어라

너무 추울 때는 술도 조심해야 한데

아님 큰일 날 수 있거든~

친구야~!

나 집에 가는 열차에 올랐다

며칠 후면 설인데

고향 가는 열차는 구했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운이 좋아 고향 구경

차표는 구했단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기다리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 드리려면

부지런히 발품 팔아봐라

궁하면 통한다고~~

암튼 욕들 보셔

저번에 올라오면서 보니까

차표를 구해보겠다고

차가운 대합실 바닥에 줄 서서

누워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마음이 짠했다

친구야~~!

혹시 풍선껌 불던 소싯적 기억은

그대로 가지고 있지~?

오늘 공항에 비행기 보려고

나갔는데

쭈그리고 앉아서 풍선껌 부는

아일 보았잖니~!

크게 불어보겠다고

세 개의 풍선껌을 씹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

난 소질이 없어 잘 못 불었거든

담에 기회 되면 한번 불어볼까

생각 중이다

근데 지금도 풍신 껌을 팔겠지~?

친구야~~~!

비행기가 엄청 크더라

한대 사 오려다가

둘 곳이 없어서 그냥 왔다

먼저 활주로부터 사야겠더라고

춥다고 움츠리지 말고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보자~

친구야~~~~!

선로에 수북이 쌓여있는 눈이
기온은 차갑게 내리지만

고향으로 가는 기차의 힘찬 굴림을
막아서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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