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겁나게 춥다
난 심장이 뜨거워 괜찮지만
안글면 얼어 죽겠다
얼른 얼른 들어가 쉬어라
너무 추울 때는 술도 조심해야 한데
아님 큰일 날 수 있거든~
친구야~!
나 집에 가는 열차에 올랐다
며칠 후면 설인데
고향 가는 열차는 구했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운이 좋아 고향 구경
차표는 구했단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기다리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 드리려면
부지런히 발품 팔아봐라
궁하면 통한다고~~
암튼 욕들 보셔
저번에 올라오면서 보니까
차표를 구해보겠다고
차가운 대합실 바닥에 줄 서서
누워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마음이 짠했다
친구야~~!
혹시 풍선껌 불던 소싯적 기억은
그대로 가지고 있지~?
오늘 공항에 비행기 보려고
나갔는데
쭈그리고 앉아서 풍선껌 부는
아일 보았잖니~!
크게 불어보겠다고
세 개의 풍선껌을 씹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
난 소질이 없어 잘 못 불었거든
담에 기회 되면 한번 불어볼까
생각 중이다
근데 지금도 풍신 껌을 팔겠지~?
친구야~~~!
비행기가 엄청 크더라
한대 사 오려다가
둘 곳이 없어서 그냥 왔다
먼저 활주로부터 사야겠더라고
춥다고 움츠리지 말고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보자~
친구야~~~~!
선로에 수북이 쌓여있는 눈이
기온은 차갑게 내리지만
고향으로 가는 기차의 힘찬 굴림을
막아서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