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진 Apr 15. 2016

진달래꽃 시집간다네

청첩장이 왔더라

친구야!

진달래가 시집을 간다고

청첩이 왔더라

그래서 다녀왔다

혹시 너도 받았니~?

에이 받지 못했구나

그러니까 평소에 잘하라니까~

예식장을 참 좋은 곳으로

잡았더라

참나무와 소나무가

적당한 비율로 섞여

햇볕이 알아서 비춰주고

높낮이가 까탈스럽지 않아

누구나 찾아오기 쉬운

야트막한 야산에다 잡았더구나    

친구야~!

진달래꽃 드레스를 본 적 있니~?

이야~

진짜 예쁜 것이예술이더라

혼자 보고 왔다고 용심을 낼까 봐

사진으로 담아왔다

한번 봐볼래~?

연한 파스텔 톤의 분홍에

나비의 어린 날개를 본떠 만든

레이스가 홑겹으로 붙여져

봄의 속살이

훤한 실루엣으로 묻어나도록

마감 처리를 했는데

어느 명인도 흉낼 낼 수 없겠더라고    

친구야~~!

진달래의 오른쪽 가슴에

포인트로 달아줄 브로치는

13개의 수술을 모아서

리본으로 접었는데

어찌나 섬세한지

카메라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는 바람에

제대로 담지를 못했다    

친구야~~~!

부케는 4개의 진달래꽃 무리를

엉덩이만 붙여서 만들었는데

자연스러움이 산을 닮아

라일락꽃이 받고 싶다며

졸졸 따라다니면서 조르더구나

하도 탐이 나서

몇 컷 사진으로 찍어서 받아왔다    

친구야~~!

신랑이 들어오는데

너무나 놀래서 숨이 넘어갈뻔했다

글쎄, 노랗게 차려입은 봄이

땅의 손을 잡고서

씩씩하게 걸어 들어오는데

얼마나 늠름하던지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니까

봄이 많이 컸더라고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

너도 봄을 만나면 알아보려나 모르겠다.    

친구야~!

축가로

‘김소월’님의 “진달래꽃”을 부르는데

왜 자꾸만

‘조지훈’님의 “승무”가

머릿속을 헤매고 다니는지 모르겠더라고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그만큼 진달래꽃이

자연으로 화장을 해놓으니 예쁘더라고~~

하마터면

신부에게 뽀뽀할 뻔했구나

자세히 들여다봐

정말 예쁘지

이날은 신부화장을 돕고 있는 꿀벌이

정말 부럽더라고~    

친구야!

봄은 이만큼 자라서 벌써

장가를 가는데

마음속에 키우고 있는 행복은

얼마만큼 자랐는지 모르겠구나

마음이 밝아야

얼굴이 행복해진다고 하더구나

이렇게 예쁜 진달래꽃처럼,

아름다운 신부를 맞이하는

행복한 봄처럼

하루를 멋지게 만들어봤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니~!    

친구야!

선물은 행복으로 받아왔으니

원하는 만큼씩 가져가라

행복은 크기가 아니고

질이라고 하니까

알아서들 나눠봐

그리고

혹시 좋은 행복들 있으면

풀어놔 보라고~~

함께 즐겨보게

오늘도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고향 가는 차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