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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Sep 24. 2024

수세미꽃

쓰임새에 맞추려는 듯

굿모닝~♡


오자매 꼭 끌어안아 가슴에 품고 노랗게

태어난 수세미꽃

보슬보슬 솜털 노란스럽게

사랑의 애간장 간지럼태우고

대롱대롱 매달려 그네 타는 수세미

여름을 밀어내며

힘겹게 올라오는 바람더러

좀 더 힘차게 밀어달라 앙탈 부리는 듯합니다


활짝 열린 노랑꽃

단물이 메말라 쓰러지면

초록으로 맺어진 열매 길게 늘어 뻗어

홀로서기 준비하고

등에 병아리꽃 가득 짊어진 노랑꽃

다음에 피워낼 아가꽃 고르느라

슬렁슬렁

잠 못 이루는 듯합니다


올해는 수세미가 유체도 많이 매달려

빈둥빈둥 흔들리는 모습이

어질러진 세상 씻기려 그러나

지저분해진 정치 때 벗기려고 그러나

독불장군 나라님 지우려 그러나

어려움에 지친 민생 마중물 되려 그러나

모양도 가지가지

쓰임새에 맞추려는 듯

배롱나무 지지대 삼아 주렁주렁

속삭이는 듯합니다


어럽다 어렵다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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