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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Apr 17. 2016

아버지의 따스하던 등허리

희생이라 생각하면

친구야~!

아침에 올라온 아들이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생각하면서

3천 원을 바지 뒷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산책하러 나왔다

혹시 붕어빵이라도 팔면

사 먹을라고~

같이 먹을까~?

친구야~!

편지의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우리도 나이가 제법 들어서

이야기에 공감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빠질 필요는

없겠단 생각은 해봤어

희생이라 생각하면 억울할 수도

있는데 삶이라고 생각하니

그럴 수도 있겠더라고

다만 아쉬운 게

"나만 생각하면 나만 보이고

우리를 생각하면 나도 보인다"

어렸을 땐 우리도 그랬잖아~

그래서 친구가 필요하고

나이 들어서도 가능한 좋은

취미를 만들고

혼자서도 재밌게 놀 수 있는

습관을 개발해야지~

친구야~~!

햇볕에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낙엽 뒤에 쪼그리고 앉아

가만히 들여다봤더니

아버지의 따스하던 등허리가

보이더라~

그래서 사진으로 담아봤어

함께 보려고 올린다

귀찮지는 않지~?

친구야~~~!

햇볕에 살짝 노출시켜봤더니

그 많던 흔적이 많이 가려지는 거야

깜짝 놀랐다니까~!

부모님의 응어리진 상처가

우리들의 따뜻한 미소와

부드러운 말 한마디에

위로받을 수 있다는 얘기잖니~!

그래서 주말에 고향엘 다녀왔다

잘했지~~?

아이들이 보고 배우겠지 뭐~!

친구야~~~!

우리들의 뒤태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지 않니~?

낙엽의 뒤태를 보면서

많은 상처들을 만져보았다

혹시 내 등에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까칠하더라고

그래서 살며시 보듬어줬다네

내일은 아마 등을 곧게 펴고

걷겠지 하는 생각으로~~

친구야~~~~!

우리 가끔은 서로의 등을

쓰다듬어주면 안 될까~!

자신의 등을 만지기는

어렵잖아

암튼 그런 하루였어~~

친구야!

저녁 먹는 시간이구나

맛있게들 먹어라

난 열심히 달리고 있다

내일 보자

이따가 잘 시간 되면

잘 들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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