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오후에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바다가 막 부르는 거야
"어이 어디서 왔노~?"
"네, 저기 거시기에서 왔는데요.
왜 그러세요?"하고 물었더니
바다가 등허리를 척 들이대며
"등 좀 긁어도" 하는 거야~
그래서 어쩌겠니
오후 내내 바다를 긁어주고
지금 막 숙소에 들어왔단다.
친구야~!
근데 그렇게 힘들지는 않더구나
돌아누운 바다의 큼지막한 등판을 긁다 보니
청푸른 바닷물이 손톱에 끼어
올라오고
겨우리와 바람이가 반갑다고
헤헤 웃으며 콧등에 맺히기도 하고
갈매기 소묘는 소싯적 글귀를
박박 문질러대고~
툭 트인 잔잔함이
도심에 찌든 심장을 불러내어
괜찮으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함께 간 동료들의 미소는
추위에 코와 얼굴이 빨가면서도
신세계를 경험한 듯 상기되어
보기에 좋더라고~
친구야~~!
근데
넓디넓은 등판에 혹이 하나 있길래
사진에 담아봤거든
혹시 여기가 어딘지 맞춰볼래~?
부상으로 컵라면 하나 걸게~
친구야~~~!
때론 우리가 어디에 서있는지
모를 때가 있지 않니~!
그래서 목적지가 어딘지
분명하게 정해볼 필요가 있겠더라고
올해 이룰 목표들은 정했지~?
아직 이면 이참에 한번
정해봐
마치 넓디넓은 바다에 점하나를
찍어 놓고 어디냐고 물으면
답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친구야~~~~!
어제 봤던 크리스마스트리에
가득 달린 소망을 담아봤거든
하나씩 골라봐
많은 사람들이 소망을 빌어서
곧 차고 넘칠 거야
우리 함께 그 소망에 힘을 보태보자~
친구야~~
낼 보자~
내 꿈 꾸라는 말은 안 할게~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