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일요일에 뒷동산으로 산책을 갔는데
나뭇잎 하나가 부르지 않겠어~
"어이~젊은이 잠시 이리 와보게나"
그래서 나뭇잎 앞에 쭈그리고 앉아
귀 기울이니
인생이 막 기어 나와서는
나뭇잎을 돌돌 말아서 술잔을 만들더니
"젊은이 내 술 한잔 받게나" 하길래
얼떨결에 그 잔을 “쑥” 내밀었거든
무언가가 쪼르륵하면서
따라지는데
"내가 외로워서 그러니까
나랑 송년회 건배 한번 해주게나" 하더라고
"네 하세요." 했더니
"내가 2015년 하면
자네는 ‘끝’ 해주게" 하는 거야
그래서 건배를 하고 잔을
들어마셨는데~~
친구야~!
깜짝 놀라지 마~
글쎄 내가 지나온 인생이 스크린처럼
굴러 나오는 거야
그러고 보니 바로 옆에
구멍이 숭숭 뚫린 잎사귀가
하나 더 있더라고
그래서 카메라에 담아왔거든
보여줄게 봐봐~
친구야~~!
인생은 진지한 거잖아
혹시 지난 시간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면
나머지는 멋지게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
상처 잎은 잎사귀가 되지 말고
더 이상 상처 받지 않도록
멋지게, 재미나게, 행복하게
살아보자
약속할 수 있지~?
약속했다~
친구야~~~!
에구야
한해의 마지막 날이라고 늦잠이다
삶을 굴러가는 기차는 다양하지만
오늘 마지막으로 겨우 행복열차에 올랐단다.
근데 있잖아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
내게 생긴 거야~
뭐냐고 물어도 안 가르쳐 줄 거야
비밀이거든
직접 경험해봐
알것제~~?
친구야~~~~!
내일이면 잊어버릴까 봐
미리 써본다
좋은 시간들 보내고 내일 보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