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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Apr 05. 2016

거울 보며 폼 좀 잡아봐~!

햇볕이 쏙 하고 들어오는 거야

친구야!

모처럼 거실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데

햇볕이 "쏙"하고 들어오는 거야

얼른 창문을 닫아서 가두고

팔 벌려 막아서며 "못가" 했더니

"씩" 웃더라고 그런데,

내가 막아선 만큼 햇볕이

없어지는 거야

햇볕은 막아서는 게 아니고

가림을 열어줘야 많이 들어온다

는 걸 았았다니까~

그래서 커튼을 활짝 열고

거실에 가득 채워놓고 나왔다

잘했지~?

세상을 마음속에 가두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세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풀어놓으라는

자연의 가르침인 것 같다

그랬더니 조금 더 편해지는 거 같아~!

친구도 해봐~

친구야~!

나팔이가 바닥나서

이번으로 나팔이 사연을

접어야 할까 봐

그동안 너무 지루했지~?

끝까지 들어줘서 고마워

8월에

한강으로 통하는 계단을

오르는데

자그마한 나팔이가 씩 웃고

있는 거야

그래서 여러 각도에서 담아봤거든

같이 볼래~?

바다색으로 조끼를 해서 입고

줄무늬 콘크리트를

밟고서 하늘거리는데

참 귀엽더라고

친구야~~!

우리도 사방에서 보면

다양하게 보일 거야

가급적 예쁜 모습으로 보이도록

거울 보며 폼 좀 잡아봐

얼굴만 예쁘다고 다는 아니잖아

알았지~~?

연습해보기다~

친구야~~~!

명절에 화순 적벽엘 가봤는데

수몰로 인한 실향의 아픔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더라

함께 보려고 담아왔어

이것도 봐줘봐~!

소망을 기원하는 자그마한

탑들이 돌담을 채우고 있더라

그 돌 위에

친구의 꿈을 얹어봐

내가 빌긴 했는데

좀 더 보태주겠지~

친구야!

그래 평화가 온 세상에 가득하고

모두가 행복하라고

함께 빌어주자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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