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보며 폼 좀 잡아봐~!
햇볕이 쏙 하고 들어오는 거야
친구야!
모처럼 거실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데
햇볕이 "쏙"하고 들어오는 거야
얼른 창문을 닫아서 가두고
팔 벌려 막아서며 "못가" 했더니
"씩" 웃더라고 그런데,
내가 막아선 만큼 햇볕이
없어지는 거야
햇볕은 막아서는 게 아니고
가림을 열어줘야 많이 들어온다
는 걸 았았다니까~
그래서 커튼을 활짝 열고
거실에 가득 채워놓고 나왔다
잘했지~?
세상을 마음속에 가두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세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풀어놓으라는
자연의 가르침인 것 같다
그랬더니 조금 더 편해지는 거 같아~!
친구도 해봐~
친구야~!
나팔이가 바닥나서
이번으로 나팔이 사연을
접어야 할까 봐
그동안 너무 지루했지~?
끝까지 들어줘서 고마워
8월에
한강으로 통하는 계단을
오르는데
자그마한 나팔이가 씩 웃고
있는 거야
그래서 여러 각도에서 담아봤거든
같이 볼래~?
바다색으로 조끼를 해서 입고
줄무늬 콘크리트를
밟고서 하늘거리는데
참 귀엽더라고
친구야~~!
우리도 사방에서 보면
다양하게 보일 거야
가급적 예쁜 모습으로 보이도록
거울 보며 폼 좀 잡아봐
얼굴만 예쁘다고 다는 아니잖아
알았지~~?
연습해보기다~
친구야~~~!
명절에 화순 적벽엘 가봤는데
수몰로 인한 실향의 아픔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더라
함께 보려고 담아왔어
이것도 봐줘봐~!
소망을 기원하는 자그마한
탑들이 돌담을 채우고 있더라
그 돌 위에
친구의 꿈을 얹어봐
내가 빌긴 했는데
좀 더 보태주겠지~
친구야!
그래 평화가 온 세상에 가득하고
모두가 행복하라고
함께 빌어주자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