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주말은 뭐하고 보냈니~?
아유~
침대가 내 등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당최 떨어지질 않는 거야
그래서 이틀 동안 짊어지고
살다가 올라가는 열차에
몸을 맡긴다.
침댈 떼어 놓느라고 힘들었다야~
친구야~!
플랫폼에서 일어난 일인데
사촌끼리나 되나 봐
초등학교 5학년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들인데
열차가 들어오자 떠나는 아이가
간직하고 싶다며 상대 아이
머리카락을 한올 뽑아 가는 거야
글쎄 언제까지 보관할지는
몰라도 생각은 기특하더라고
혹시 친구는 그런 추억이 있니~?
없으면 지금부터라도 만들어봐
참고로 내 머리카락은 뽑을 만큼
길지도 않고 숫자도 없으니까
알아서들 하라고~~
친구야~~!
세상에서 가장 예쁜 눈을 본적
있니~?
없음 한번 봐봐~
이렇게도 사진을 담는 방법이
있더라고~
참 깨끗하단 생각이 들어서
닮고 싶은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사진이거든~
내 눈은 이니야~
세파에 찌들어 많이 흐려졌거든
눈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창이라고
했는데 요즘 들어 많이 침침하다
그래서 관리에 들어갔는데~
마음을 닦아내야 눈이 깨끗해지려나 봐
누구 내 마음 좀 닦아줄 친구 없니~~?
ㅎㅎ 없나 보네~
그래도 괜찮아 우린 친구니까~!
요즘 우리 친구 중에 눈이
많이 아파가는 친구가 있거든
교회 다니는 친구는 기도 좀 해줘라
빨리 완쾌되어 달라고
알았지~~!
친구야~~~!
눈 이야기가 나오니까 생각나는
꽃이 있네
달개비 꽃이라고~
비 온 뒤 홀로 피어 있는 모습이
어찌나 고혹적이던지
한번 담아봤거든
함 봐줄 수 있지~?
연푸른 얼굴에 흐린하얌을
몇 줄기 화장으로 그려낸
민낯에 투명의 빗방울 두어 모금
묻혀서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숨이 멎는 줄 알았다니까~!
예쁘지 않니~?
친구야~!
달개비 꽃은 꽃송이가 눈인 것 같아
활짝 웃는 눈웃음이 얼마나
진솔하던지~~
가냘픈 줄기를 손으로 뻗어내
한 뼘 옆 친구를 바라보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단다.
근데
제2롯데 월드를 카메라로
담고 있는 눈들이
함께 오버랩되는 것은
깨끗한 아름다움이
통한다는 이야기겠지~~
친구야~~!
우스운 얘기지만 나도
이쁜 눈이 되어보려고 비누로
두 번이나 세수를 했거든
근데 눈을 비누로 씻을 수가
없는 거야
눈이 자동으로 감기더라고
덕분에 얼굴만 뽀송뽀송 해졌네~
친구야!
두서없는 글 미안해~
오늘이 점점 밤 속으로 들어간다.
나도 그 어둠을 솎아내며
차곡차곡 시간을 접고 있다
그렇게~
또 그렇게
하루가 잠들려고 한다.
안녕~~